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indy Hwang 황선연 Jun 22. 2018

국내 VR콘텐츠의 현실

Seoul VRAR 2018 conference 4부 - 4/20 금요일


 요즘 5G 관련 경매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5G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같은 실감현실에 꼭 필요한 기술로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차원의 도래를 실감케 한다. 물론 5G 장비나 반도체칩에서 중국과 미국이 대세라는 슬픈 소식도 따라 들리고 있지만 말이다.


 있는 힘을 다 짜내어 콘퍼런스 마지막 정리를 마치고자 한다. 


 일본 회사들에 이어 국내 회사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브로틴, 매크로그래프, 스코넥 엔터테인먼트가 나왔는데 솔직히 브로틴 말고 나의 흥미를 끄는 곳은 없었다.


 그만큼 '브로틴'이란 회사에 무척 흥미가 갔다. 문성현 이사님이 나와 그동안 느끼고 꼭 해주고 싶었던 조언이나 뼈아픈 현실은 솔직히 말씀해주셨다. 이때 들으면서 난 솔직히 멘붕에 빠지기까지 했다. 마음이 착잡했다. 내색은 안 했지만 속으로 '우짤까?' 싶었다. 


 



 아래 브로틴의 로고가 마치 아르마니 화장품 로고처럼 세련되고 멋있다. 꽤 신경 써서 만들었음을 엿볼 수 있다.  



 브로틴의 연사로 나온 문성현 이사님은 20년 경력의 모바일 게임 개발과 유통 쪽에서 일해왔단다. 


 브로틴은 앞서 설명한 몬스터 VR 같은 오프라인 VR 아케이드 통합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VR룸(VR방)을 점주에게 가맹점 형식으로 판매함으로써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앞서 설명한 일본에서처럼 오프라인 VR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기 때문에 나온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마도 일본이 원조이고 우리는 따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브로틴이 제공하는 VR룸은 아래처럼 귀엽게 생겼다. 브로틴의 VRoadcast 플랫폼과 룸모듈을 함께 제공받는 팩카지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 170개의 게임을 아케이드에 갖추고 총을 다루는 증강현실 게임도 탑재할 예정이란다. VR의 보안과 정당한 로열티를 제공하는 정식 게임들만 취급함으로써 점주가 불법적인 요소에 대한 걱정 없이 편하고 안전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이다. 아래에서 보듯이 국내에서 계발한 VR 게임보다 외국 VR 게임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동안 그가 VR/AR 게임을 유통하면서 느낀 점은 게임이 더욱 실감나기 위해서는 Multi Player가 움직이고 음성채팅이 가능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VR 1세대로서 국내 VR콘텐츠의 현실에 대해 고백하고 싶다며 운을 뗐다. 그의 얼굴 표정이 아주 진지해졌다. 그는 다음의 7가지를 강조하였다. 청중의 그 누구도 기침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경청하였다. 


1) 2015년부터 국내의 VR콘텐츠개발사들 중 없어지거나 VR을 없앤 게임회사가 많다. 그나마 생존한 대부분도 정부지원사업으로 채택되어 경제적으로 겨우 연명했기 때문이란다. 

 그만큼 수익성(ROI)이 좋지 않고 앞으로 뚜렷한 전망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금껏 버틴 국내의 VR콘텐츠개발사들의 위치는 바람에 휘날리는 촛불처럼 내년의 생존조차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란 걸 알아주기 바란다.



2) STEAM이라는 거대 플랫폼이 있는데 VR콘텐츠개발사 차원에서 STEAM에만 너무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칠 필요가 있다. 



3) 내가 엄청난 충격을 받은 말은 이것이다. 바로 VR콘텐츠를 만들면서 HMD 중 가장 저렴하다는 HTC의 바이브 (Vive) 헤드셋을 개발자 모두에게 제공하는 회사가 드물다란 점이었다. 난 듣고서 화들짝 놀랐다.


 'VR 게임을 만들면서 어떻게 VR 헤드셋이 없단 말인가?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거 아냐?'


 그 정도로 VR 게임 개발비와 장치비가 만만치 않아 개발사의 수익성(ROI)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에 비해 모바일 게임은 그 규모와 수익성에서 차이가 엄청나 견디지 못한 대부분이 여기로 옮겨가 종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 솔직히 들으면서도 그의 말이 믿기지가 않았었다. 우연히 브런치의 한 전문가분에게 이 문제를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의 대답이 나를 더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2018년 지금까지도 국내 VR콘텐츠개발사들의 상황이 열악하다는 의미일 거다. 


 한번은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VR콘텐츠개발사 "THIRTEEN FLOOR"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더니 그래도 자신들 회사는 개발자 한 명당 바이브 한대는 가지고 있으며 다른 VR 헤드셋보다도 바이브가 저렴하고 점점 기능이 편해진단다. 덧붙여 MS 홀로렌즈 가격은 500만 원이란다. 그래서 자신들 회사에 딱 한대 있단다. 500만 원, 그건 왜 그리 비싼 건가? 그래서 일본에서도 회사들만 그렇게 쓰는 가보다. 



4) 콘텐츠개발사와 HMD하드웨어가 같이 파트너십을 꾸릴 기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전시장에서 대만에서 온 HTC 바이브 팀원들이 바삐 달리는 걸 종종 목격하곤 했었다. 아마 국내 개발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국내 VR회사의 거의 대부분은 아마도 바이브 헤드셋을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우리 삼성 기어VR은 도대체 뭐 하고 있는가?'였다. 




5) 하드웨어, 기술은 꺾이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VR 대중화가 안된 이유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도 한몫한단다. 


사용자들, 유저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콘텐츠가 나와야 VR 대중화가 될 것이다.


 특히 직관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3D 연출과 가상현실 연출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그 가상세계관 안으로 푹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시로 들길 Richie's Plank Experience 게임 같은 거 말이다. 나무 널빤지를 가지고 하는 상당히 간단하고 어찌 보면 게임같아 보이지 않는 것에 사람들이 무척 즐거워하며 푹 빠지는 걸 목격할 수 있다. 꼭 화려한 영상이나 장치가 아니라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로도 얼마든지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6) 다양한 콘텐츠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와 불확실성, 도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국내에서 나오는 VR 콘텐츠의 내용들이 거의 다 비슷한 실정이다. 오히려 외국에서 나오는 게임들이 더 신선하다.



7) VR 게임을 즐기기 위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ROG)적 요소가 꼭 필요하다. 


 VR을 그래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포켓몬고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빼곤 아직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드물어 뚜렷한 성공 공식이 없기 때문이다. 잘되면 단번에 크게 대박 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VR룸이나 테마파크에서 보는 것처럼 공간에 대한 이해 또한 필요하다.


Attraction Game (움직이는 VR 기구 타는 것), Walking Game (총 들고 돌아다니거나 귀신의 집 방문하는 것), Room Escape Game (밀폐된 공간 탈출) 같은 것은 물리적 공간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또한 직접 헤드셋을 쓰고 다니는 사람을 멀리서 쳐다보는 구경꾼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그런 시도도 한번 해볼 만한 것 같다.  

 

 결국 VR 콘텐츠 수익화(ROI) 방법이 도출돼야 지속적인 VR생태계가 발전될 수 있고 또한 콘텐츠개발사 스스로가 정부지원 없이 생존할 수 있다. 


 브로틴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다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콘퍼런스를 미리 나와 VR AR 전시장을 한번 둘러보았다. 많은 회사들이 있었는데 가장 북적이던 곳은 여기였다. HTC 바이브 팀이 여기서 상주하면서 함께 일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삼성은 뭐 하고 있는 건가요?








 이런 홀로그램 회사도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가져와봤다. 나중 브라잇 동맹에서 이런 홀로그램의 가게 간판을 만들어도 좋겠다 싶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점은 전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성인물 VR콘텐츠 회사들이었다. 'OASIS 아바타 그룹'이라는 한 일본 회사가 눈에 띄었다. 여긴 아저씨들로 북새통이었다. 아마 VR AR 시장의 최대 수혜주는 성인물 콘텐츠 시장이 아닐까 싶었다. 생생하게 나에게 다가오는 모델 아가씨를 꿈꾸는 아저씨들의 애틋한 갈망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회사 관계자분들의 열의가 여자인 나에게까지도 전해져 왔다.^^




 VR AR 시장에 대한 부푼 꿈과 열악하고 불확실한 현실에 대해 두루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역시 콘퍼런스는 직접 가서 들어야 제맛이다. 

 

 국내 VR회사들 파이팅입니다!! 모두 힘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바타 AVATAR 가 돌아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