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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Hwang 황선연 Apr 01. 2019

teamVOID를 드디어 만나다

2019.03.18   HEARTBOT seminar 에서  


드디어 드디어 만났다.

teamVOID를.. 

언젠가 만나 뵙으면 좋겠다 했었는데 이렇게 아트센터나비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희망하면 이루어질 날이 오기는 진짜 오나보다.^^

게다가 작은 세미나여서 이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귀중한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아마도 teamVOID는 누구지?라고 물으시는 분이 계실 것이다. 그럼 난 이리 답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미디어 아티스트 팀이라고 말이다.

특히 외국에서 더욱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로봇팔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로 유명하다.


특이한 것은 세명 팀원들의 전공이다.


송준봉 : 기계공학 학사 석사 박사

배재혁 : 전기공학 학사, 기계공학 석사,  미디어 아트 석사

석부영 : 디지털 미디어 아트 학사


공학도분들이 포함되어서 그런지 아주 독특한 미디어 아트를 제작한다. 작품 하나하나가 굉장히 역동적이고 공학적 요소를 필요로 한 기계장치가 상당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연 전 세계 사람들 눈에 어필하며 확 시선을 사로잡았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굉장히 '미래적'이다. 마치 스타워즈 같은 SF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나 할까? 




이날 연사로 나온 배재혁 님이 말씀하시길 처음부터 로봇팔을 이용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란다.


초기에는 아래 사진처럼 빛들이 서로 어떻게 움직이고 관계하는지 시스템 안에서 풀어내는 작품들이었다.


미리 참고로 teamVOID의 작품들은 전시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체하는 과정을 겪기 때문에 주로 동영상으로 작품이 기록되었음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간혹 팔려서 오랜 기간 전시되고 있는 작품도 있지만 아마도 대부분 해체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팔 같은 아주 고가의 부품들은 재사용할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teamVOID 홈페이지 참조>





동영상 보기 








<teamVOID홈페이지 참조>



옆의 영상은 정말로 멋있으니 꼭 동영상으로 보시길. 


동영상 보기








<teamVOID홈페이지 참조>


옆의 작품도 굉장히 재미난다. 뒤로 비치는 톱니바퀴들의 조화가 무슨 꽃밭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작가분이 핸들을 돌리면 톱니바퀴들을 거쳐 아래 망치가 못질을 하는 작품인데 과정과 결과 사이의 과정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동영상 보기











그러다가 팀원들 사이에 현시대에 많이 쓰이는 도구나 매체를 이용하여 작품 활동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단다. 

고심 끝에 '로봇'이라는, 산업화 공장에서 인간을 대체할 매체로 대두되는 '로봇팔'이 새로운 미디어를 상징하고 나타내는, 표현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게다가 로봇이 뭘 생산한다면 즉각적으로 그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매력도 느꼈단다. 


그런데 막상 로봇팔을 구매하려니 너무 비쌌다. 산업용으로 진짜 쓰이고 있는 수입 로봇팔 한 개의 가격이 싼 건 몇천만 원에서 비싼 것은 몇억이란다. 

또다시 오랜 고심 끝에 후원해줄 회사를 찾아서 회사가 대신 로봇팔을 구매해주면 회사를 홍보해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주기로 결정했다. GENTLE MONSTER라는 선글라스 회사가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Commercial Project의 일환으로 숙원하던 로봇팔 작품을 처음으로 시도할 수 있었다. 


내가 그들을 알게 되었던 것도 바로 아래 작품 때문이었다. 로비에 서 있는 바로 저 두 로봇팔의 기괴함때문이랄까? 로봇을 의인화시켜서인지 사람처럼 움직인다. 

뒤로 보이는 분홍색 배경의 회사 로고 앞으로 로비에서 일하고 있는 두 집사들(Butlers)이 마치 진짜 사람인 것처럼 전화를 받고 대화도 나누고 일도 한다. 집사들의 움직임이 신기하고 한편으로 코믹하기까지 하다. 



<teamVOID 홈페이지 참고>



두 집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래 주소로 들어가 보자.  


동영상 보기








난 몰랐었는데 team Void가 삼성, SK telecom과 같은 큰 회사들과의 합작으로 Commercial Project를 상당히 진행했었음을 이 자리에서 알게 되었다.

 

그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아래의 나이키 작품이었다. 

특히 여기에선 로봇드로잉이 선보이는 데 영상만 봐도 굉장히 멋있고 좋다. 무척 미래적이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실제 눈앞에서 감상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teamVOID 홈페이지 참조>



화가와 네 개의 로봇팔들이 서로 합작하여 심장과 폐를 그리고 있다. 이건 아래 동영상을 꼭 클릭해보기 바란다. 기계와 사람과의 조화로운 움직임들이 정말 볼만하다.


동영상 보기







그리고 내가 예전에 코엑스 세미나에서 직접 감상했었던 'DIST'란 작품이 있다. 


두대의 로봇에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움직인다는 관계를 부여하고 머신러닝으로 만들어진 로봇의 움직임 패턴 조합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 과정을 빛(Lighting)으로 시각화하는 작품이란다. 특히 로봇으로 create a montion, 즉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에 초첨을 두었다. 


 배재혁님이 이날 부연 설명해주셨는데 저 두대 중 한대는 자신이 공부시키고 다른 한대는 다른 팀원이 공부시켰단다. 그런데 누가 공부시키냐에 따라 로봇팔의 움직임이나 성격이 틀리다는 걸 알게 되었단다. 배재혁님의 로봇 팔은 다른 것보다 움직임이 더 격렬하고 역동적인 반면에 반대편 팔은 좀 소심한 면이 있어 굉장히 재미있게 여겼단다. 


동영상 보기

 





대충 이렇게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다양한 질문 가운데 미디어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분들이 그 자리에 몇 분 계셔서 예술가의 재정적 어려움을 진지하게 물어보셨다.

배재혁님은 솔직하게 재정적으로 힘든 게 맞다면서 자신도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힘들었단다.

현재 국내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작업장 개수도 점점 줄고 있다면서 그래도 teamVOID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자신들과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들에게 본은 보여야 하지 않겠냐는 책임감으로 임한다고 전했다. 나중에 내가 다른 팀원인 석보영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해외는 그래도 국내보다 상황이 좀 나은 것 같은 것 같았다.




그래도 한줄기 희망은 현재 삼성이나 LG, SK telecom 같은 대기업이나 전 세계의 다양한 기업군들이 미디어 아트를 이용하여 CES나 MWC 등 큰 이벤트에서 홍보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를 잘 활용하고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재정적 도움뿐 아니라 아티스트 본인의 실력도 짧은 기간 안에 상당히 늘어날 것임을 분명히 확신한단다. 자신의 팀도 삼성의 갤럭시 제품과 관련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마치면서 아주 짧은 데드라인 내에 머신러닝이나 로봇에 대해 집중적으로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들이 아티스트 본연의 갈망을 다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이 하고 싶은 작품을 하기 위한 발판이라 여긴다면 좋을 것 같다. 


teamVOID는 SK telecom 부스 콘텐츠 제작에 같이 참여하여 CES2019와 MWC2019에 다녀왔다.   

고맙게도 teamVOID에서 사진들을 보내주셔서 올릴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다른 사진들보다 더 크게 올렸다. 



< CES 2019 SKT x SM >




< CES 2019 SK 3사 부스 >




< MWC 2019 SKT >






또 다른 흥미로운 질문은 배재혁님이 작품에 나오는 로봇팔을 사람처럼 느끼는지였다.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NO, 전원 끄면 그만 작동을 멈추고 끝이에요. 아직 로봇은 저에게 아트를 표현하는 도구이지 사람처럼 느껴지지는 않아요. 물론 가끔 로봇팔에게 이름을 불러주기도 하죠. 하지만 아직 사람과 동등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봐요. 기계는 아직 기계예요."






게다가 나중 석보영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느낀 점이 하나 있다. 난 그들이 외국에서 주로 전시하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어적 장벽, 즉 영어는 얼마나 하느냐 물어보았다. 


보영님이 답하길, 팀원 세 명 다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단다.


난 속으로 '그럼 그렇지.'싶었다. 보영님도 영어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외국에 나갈수록 자신을 잘 피력하고 설명하는 영어능력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뼈저리게 느낀단다. 나 역시 영어를 좋아하지만 그리 원활하지는 못하는데 정말 신경 써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시금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브라잇 동맹'을 연재하는 작가로서 흥미 있고 관심 있는 아티스트를 만나는 건 참으로 기쁜 일이다. 종종 예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도 못한 영감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위에서 제일 먼저 언급한 'BUTLERS'란 작품은 나에게 굉장히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혹시 모를 일이다. 내 소설 속 두 주인공 수진과 이안이 언젠가 저 호텔에서 두 로봇 집사들을 만나게 될는지....


'브라잇 동맹'은 판타지 장르이지만 SF를 좋아하는 나로서, 이미 미래에서 온 AI인공지능을 1권에 심어놓기까지 했다. '브라잇 동맹' 연재가 끝나면 바로 SF소설로 갈아탈 예정인데, 판타지와 SF를 맛있고 예쁘게 머무려 볼 생각이다.


이 팀의 작품들을 보면서 내 판타지 소설 속 등장인에 꼭 괴물이나 사람 등 생물일 필요는 없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어디 동굴에 들어갔더니 저런 로봇 팔이 그저 움직임만으로 길 안내를 해줄 수 있는 것이다.

톱니바퀴 장치들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불빛을 이용한 시각적인 장치로 미로의 탈출구를 찾을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어야겠다.  

 




미디어아티스트에 대해 감상을 쓰기가 어려웠지만 나를 스쳐간 예술가들을 기록으로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나름 열심히 적어보았다. 


다음에 여러분이 어디선가 이 팀의 작품이나 영상을 만난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걸음을 멈추고 감상해보길 바란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이 팀의 전시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멋진 teamVOID에게, 더욱 의미있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주길 마음속으로 백만 번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teamVOID의 홈페이지 주소를 남긴다. 흥미가 생겼다면 한번 들어가 보는 것도 무척이나 바람직하겠다.^^


http://teamvoi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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