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indy Hwang 황선연 Oct 29. 2017

콘텐츠와 기술의 공존을 엿보다

Next Content Conference 2017-10/23


 2017. 10.23-24일에 코엑스에서 열린 Next Content Conference 2017에 다녀왔다.

 

 거기서 직접 들은 내용 중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의 견지에서 공감했던 내용만 브런치에 정리하고자 한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검색하면 신문기사로 많이 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되도록 듣거나 프레젠테이션에 써 놓은 영어를 번역 없이 그대로 적고자 한다. 아님 영단어와 한글을 섞을 수 있는데 번역이란 것이 많은 부분 그것의 본 의미와 뉘앙스를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 때문이다. 주로 IT 강연에서 들리는 영단어 정도는 일부러라도 숙지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게 나의 개인적 의견이다.


강연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콘퍼런스가 시작되었다.


 "주제:미래, 디자인하다."의 오프닝 영상이 떴다. 그리고 보는 동안 난 아차 싶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creator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시라~ 


미래에 자동차 회사들이 콘텐츠 산업의 중요한 고객이 될 거란 전망이었다.

 자율주행이 자동차 산업에 끼친 여파는 생존 아니면 전멸이라는 전무후무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자명하다. 그리고 그 기술로 인해 운전을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운전자는 차 안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고 게임을 한다. 결국 자동차 회사들은 콘텐츠를 향유한 플랫폼으로 진화할 거란 이야기이다. 애플도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하던데 아마 그런 이유에서 그런가 보다 싶었다. 난 속으로 앗싸! 참으로 좋아했다. 콘텐츠를 팔 수 있는 채널이 확장되는 거니까.


 영상에 이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나오신 분의 환영사에서 말한 다음 3가지 전망 역시 위와 거의 동일했다.


1) 자율주행, IoE(사물인터넷, 만능인터넷)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들로 인해 사람의 여가시간이 확대될 전망이다.

2) 인간의 상상력이 충분히 중요해지는 시기가 될 것이며 아마 인간을 향한 따듯한 콘텐츠들이 나오지 않을까

3) 기술의 무궁무진한 발전으로 인해 콘텐츠 산업의 다각적인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콘텐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조 강연자 제프 멀건(Jeff Mulgan)은 Neotopia: Creativity, AI and the public good(공공의 이익)을 발표하였다. 영국의 대표적 사회혁신 재단인 NESTA의 CEO인 그는 AI가 우리에게 끼칠 영향을 내놓았는데 대부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AI promises


- Make better informed decisions

- Personalze services, particularly medicine and healthcare

- Predict and prevent problems,  ex) water shortages

- Enhance interactions,  ex) chatbots, cognitive assitants

- Augment human capabilityes


 왜 Enhance란 동사를 강조하였느냐? 이틀 동안 내가 외국 강연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동사가 바로 이거였기 때문이다. 즉 AI는 우리의 가능성과 편리성을 더 확장시켜준다는 말을 많이들 했다. 제프 역시 AI가 미래의 두려운 파괴자가 아닌 인간을 도와주고 편리성을 높여주는 assitants 조력자로 여긴다고 강조하였다. 특히 기계는 '분석과 예측'면에서 우세를 보이므로 감성을 가진 인간이 지난 여러 문제들, 에너지 절약과 환경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지금 주고 있고 앞으로도 더더욱 그럴 거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enhance humanity and social goods, not diminsh란다. 


 그의 주장 중 특이한 점은 이제 AI to be a content creator가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오잉~ 이건 예술가들에게 재앙이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나도 순간 오잉 했으니까. 그는 AI가 그린 그림들, 소설, 음악을 예시로 보여주었다. 뭐, 볼만은 했다. 하지만 역으로 예술가들이 AI와 협력하여 더 큰 가능성과 예술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며 결론을 냈다. 난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한 구경을 했다는 점에 만족했다. 


 또한 Machine Bias를 언급했는데 AI도 소프트웨어이다 보니 오류가 생길 수 있고 그걸 바로 잡는 게 인간의 역할이라면서 Guiding technology to human ends로 흘러가야 한단다. 즉 알고리즘을 감독하는 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가 언급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난 처음 듣지만 아마 유명한 말인가 보다. 


 To err is algorithm. Algorithm fallibility.




 

 



 두 번째 기조강연은 뉴욕시립대의 레브 마노비치(Lev Manovich) 교수였다.   주제는 "How AI is changing design, social media anc cultural industries"이다. 유명한 문화 분석가시란다. 


 대충 들으니 전 세계인들이 올린 어마어마한 양의 SNS의 사진들을 AI를 이용해 100개 정도의 군집으로 분류하고 연구를 하는 중이라고 하신 것 같다. 예전에는 어머어마한 양의 자료를 얻거나 나누어 분석하기가 불가능했는데 지금은 AI 기술을 이용하여 간단히 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학문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유용하고 필요한 기술이라고 한 것 같다. 여기서 계속 '한 것 같다'는 말은 그분의 지독한 러시아식 영어를 내가 잘 못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강연의 1/3 정도만 알아들은 것 같다. power를 "파울~"로 발음하셨다. 단어의 끝발음을 다 씹으셔서 무슨 러시아어인 줄 알았다. 영어 악센트가 엄청 심하셨다. 그나마 알아들을 것 중 마지막 주제만 말하자면,


 AI to enhance human creativity and originality 였다. 제프와 마찬가지로 유토피아적 미래관을 가지고 계셨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세대는 컴퓨터 기술 computer/data science와 전문지식 (design, Fashion, movies and TV jounalism, etc)을 두루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전망하셨다. 예술가도 코딩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오후 강연 중 난 403호 '플랫폼 혁명, 콘텐츠의 변화' 섹션을 선택하였다.


 먼저 Adobe의 Ron Nagy가 나와 강의를 진행하였다. 강의 주제는 "Inteligence of Experience"이다. Adobe는 그저 포토샵 회사란 이미지가 강한 나에게 그가 전한 내용은 꽤나 신선했다. 자신들은 앞으로 이런 점을 강조하여 새로운 주역이 되고 싶단다.


 The Age of Experience

 Expereince matters more than ever, especially the experience given by AI and gained by AI.


 즉 전무후무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단다. 현재 충분히 예측 가능한 트렌드는 예전의 사업들은 products 중심이었다가 solutions으로 넘어갔고 지금은 Platform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단다.

 Network effects가 점점 더 중요해지기에 Adobe도 그동안 쌓아온 고객 data를 바탕으로 구축한 Adobe Sensei라는, 자신만의 AI 인텔리전스를 돌려서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거란다. 

 한 예로 고객의 사진을 19세기 그림 안에 투영시키거나 공원에 세워진 청동 조각상처럼 얼굴 효과를 바꿀 수 있는, 역시 포토샵 기업다운 서비스 기능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건 지금의 백과사전을 VR 가상현실로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단다.  예전에는 종이나 웹 상에서 글자와 사진으로만 되어있던 백과사전 페이지를 VR가상현실로 구현시켜 독자가 실제 그곳에 있는 것처럼 실감형 자료를 만들겠다는 야심이었다. 내가 얼마 전 미술관에서 경험했었던 16세기 묵주 VR 같은 걸 만들겠다는 말이겠지 싶어 정말로 120% 공감하였다





 네이버 클로바팀의 성장현 님이 나와 강연을 이어갔다. 클로바 Clova는 네이버와 라인의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그가 얼마나 조곤조곤 잘 설명하시는지 참으로 인재이다 싶었다. 네이버는 탈 스마트폰 시대에는 목소리나 오감으로 통제하는 시대가 올 거라 확신한단다. 특히 Voice Virtual assistant의 대중화가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킬 것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같은 인공비서의 전 세계적인 대중화가 올 거란다. 특히  네이버는 Voice User Interface에 초점을 두고 What makes good AI is good communication with the user라고 정의했다.

 

 사물인터넷과 네이버가 그동안 쌓아놓은 고객 데이터를 총집합하여 구축한 클로바를 더욱 발전시켜 고객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유용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을 자신만만하게 피력했다.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와 번역 서비스도 개선시키기 위해 역량을 쏟는 등 노력하는 중이란다. 


 특히 이날은 청중을 위해 며칠 뒤 출시될 인공지능 스피커 브라운을 들고 나와 직접 시연을 하였다. 그가 상자에서 브라운을 꺼내자 나도 모르게 어머 귀여워~ 중얼거렸다.



 그가 전원을 켜자 브라운의 아래 초록색 띠 부분에 불이 쑹 들어왔다. 그리고 상자 안에 든 예시 물음 중 여러 개를 물어보았다. 날씨, 영단어, 길 안내 등등이었다. 무조건 앞에 "클로바~" 라는 이름을 불러 깨우면 저 아래 띠가 붉게 빛났다. 브라운은 질문을 받은 후 한 6초 넘어서 대답했다.


"클로바, 오늘 날씨는 어때?"

"오늘 날씨는~ 어쩌고 저쩌고."


 내가 놀랐던 건 답변의 뉘앙스와 톤이 상당히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란 점이었다. 네이버에서는 이 강연을 위해 클로바를 연구서로 보내 애플의 시리와 구글의 제품과 비교실험도 해봤단다. 결과는 네이버의 조금 앞선 승리였다. 압승은 아니고 조금 점수가 더 높음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클로바는 한국어나 일본어에서 강세일 뿐 영어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현재는 한국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리고 서로 대화를 이어갈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인정하였다.


 거의 강연이 끝날 때가 되었다. 그는 클로바를 깨우더니 불쑥 어떤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뭐였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잠시 후 브라운이


"아잉~ 잘 몰라용~"

 

 애교를 피는 것이었다. 장내가 까르르 넘어가고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는 브라운은 여전히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것 말고 브라운이 모르면 나오는 답변이 하나 더 있단다.


"앞으로 더 똑똑해지도록 노력할게요."


 나도 따라 웃었다. 보통 이런 콘퍼런스 자리에선 자사 제품의 좋은 점만 홍보하지 이런 귀여운 약점? 같은 건 잘 발표 안 해주시는데 왠지 정감이 가고 인간미도 느껴져서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네이버의 대단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다음으로 타이탄플랫폼 대표 윤재영 님과 타이탄플랫폼US 대표인  Adrian Sexton님이 나와 강연을 이끌어주었다. 나는 처음 들은 회사였는데 꽤나 유명한가 보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따라 지식재산권 보호와 디지털 콘텐츠 보호의 중요성과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타이탄플랫폼은 스마트 콘텐츠 테크놀로지 지식재산권 생태계를 겨냥하여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과 디지털 콘텐츠 보호기술(TCI)로 새로운 스마트 콘텐츠 생태계를 지향하고 싶단다. 또한 창작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강조한다면서 내 귀에 솔깃한 말도 전하였다. 

 알아두면 언제고 도움을 필요로 할지 모르겠다고 느껴 이름이라도 눈여겨보았다. 아쉽게도 중간에 내가 잠깐 졸아 간간히 놓쳤다. 이때쯤 슬슬 몸이 나른해지면서 피곤하다는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기대하고 기대하던 카카오 콘텐츠사업부문 이사인 조한규 님이 드디어 나오셨다. 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기에 카카오에 관심이 좀 있는 편이다. 그런데 조금 아쉬웠다. 내가 모르는 특이한 점이 발표에 없었기 때문이다. 주로 카카오페이지가 처음에 겪었던 고생과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게임처럼 쪼개 팔아보자는 생각의 전환, 그리고 '기다리면 무료'란 서비스를 집어넣어 지금의 위치를 얻는데 도움을 받았단다. 그게 다였다. 

브런치에 대한 이야기도, 카카오의 전반적인 콘텐츠 관련 사업방향이나 한국과 전 세계적인 IT 동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전망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 앞의 네이버가 너무 열심히 해주어서 뭔가 허전한 감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딱 하나, 제일 마지막 슬라이드에 앞으로 카카오페이지에 동영상을 집어넣어 종합적 엔터테인먼트를 구축하려고 노력 중이란 말만 읽으신 후 바로 강연이 끝나버렸다. 음, 회사일로 많이 바쁘셔서 그런가 보다 너그럽게 봐드렸다.  

  



 

 마지막 강연은 내가 시간이 없어 바로 떠나야 했기에 듣지 못했다. '스페이스 오디티'라고 음악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이란다. 몰래 강연장을 빠져나올 때 들으니 말이 빠르신 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 무척 많아 보였다. 






 이렇게 첫날은 끝이 났다. 역시 강연장에서 아무 깨달음 없이 돌아간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날도 많은 배움을 얻은 채 즐거운 마음으로 코엑스를 떠날 수 있었다. 솔직히 다음날의 VR포럼을 가장 기대하고 있던지라 몸의 긴장을 다 풀 수는 없었다. 내일이 제일로 중요하다. 



 점심식사 전에 강연장들 사이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에 들어가 보았다. 다양한 VR 게임이나 아트센터 나비의 미디어아트 출품작들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team VOID의 작품도 있었다. 여기에 동영상을 남겨본다. 한번 감상해보시라. 매우 멋지다. 작품 설명은 아래 사진에 적혀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의 간장 계란밥은 고통이자 희망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