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indy Hwang 황선연 Oct 07. 2019

구글의 AI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

ZERO1NE DAY 2019 첫번째날  9/26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ZERO1ONE (제로원) 행사에 참석하였다.

 

사실 작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룸톤의 "In the Gray" VR작품을 보기 위해 하루만 참석했었는데 올해에는

내 흥미를 끄는 강연자들이 계셔서 콘퍼런스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한눈에도 작년보다 행사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콘퍼런스에 아티스트들 전시장에, 현대자동차와 협업하는 스타트업들 부스까지. 오후 몇 시간만 잠깐 낼 수 있는 나는 삼일을 투자하여 겨우 다 돌아보았다.


그럼 제로원 행사가 뭔고? 하시는 분을 위해 입장 책자에 나온 글을 스캔하여 올린다.

글자로 치기에 내가 너무 게으르기에 이해해 주시길.^^



한마디로 줄이자면,  '엔지니어, 전문가, 창업가,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인사이트를 얻고 협업 기회도 잡을 수 있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행사'로 보면 된다.  


작년에는 태양이 이글이글 덥더구먼 올해는 더 뜨겁게 타올랐다. 근데 이 행사는 왜 꼭 이리 더울 때만 골라서 하는 것일까?


난 혹시나 싶어 양산을 준비했었는데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행사장은 현대자동차 원효로센터를 그대로 이용하기에 가운데 공터는 하늘이 뻥 뚫렸고 거기에 메인 무대가 있어 콘퍼런스를 들으려면 뙤약볕 아래 앉은 채 버텨야만 했다. 꾀가 많은 나는 무대 양쪽으로 놓인 건물 앞의 그늘 쪽으로 행사장 의자를 질질 끌고 가 앉아 그나마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워서 정신이 좀 없었다. 청중들이 십분, 이십 분 지날수록 점점 무대 앞자리에서 이탈하는 게 적랄하게 보였다. 


내년에는 무대 앞 청중석 위로 그 흔한 햇빛가리개 천이라도 좀 넓게 쳐 주길 진심으로 요청하는 바이다. 

 



행사 첫날이 그렇듯 약간 산만하고 우왕좌왕한 가운데,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콘퍼런스 <김태용, 남세동, 강남구의 혁신의 경계를 허물다> 편만 제대로 들었다. 나머지는 너무 뜨겁고 더워 그냥 다른 곳으로 잽싸게 피신해버렸다.


강연자들 소개는 아래와 같다.


< 제로원 홈페이지에서 가져옴 >


김태용 님과 강남구 님도 괜찮았지만 그래도 나에게 가장 와 닿았던 건 보이저엑스 창업자인 남세동 대표의 강연이었다. 아시는 분은 잘 알겠지만 남세동 님은 한국의 몇 안 되는 최강 개발자이다. 난 페이스북으로 그분 소식을 종종 전해 듣는데 암튼 우리나라 IT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이라 단언할 수 있다.


처음으로 직접 뵙는 대표님은 어떤 사안이든 간단히 정리하고 명쾌하게 비유를 드는 능력자였다. 컴맹인 나도 잘 이해가 되었으니까. 방긋 웃으시고 목소리도 명랑하셔서 이런 자리에 많이 나서셔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엔 정말 핫한 연사님이 되시긴 했다.  



그분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이끌어 오면서 느꼈던 경험과 인공지능 AI에 대해 작정한 듯 의견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자신은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에 매번 감탄하는데 딥마인드의 AI 인공지능 '알파고'를 접하고 엄청 놀랐단다.

동시에 어떤 회의감 비슷한 것도 느꼈다.


MICROSOFT의 빌 게이츠가 WINDOWS 윈도우즈 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자신은 이런 희망을 품었단다.


윈도우즈 프로그래밍을 100층 건물에 비유했을 때 자신은 아직 30층까지 지었으니 열심히 70층을 더 지으면 저것과 비슷한 고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말이다.


그런데 구글의 AI 알파고가 등장했다. 그래서 쭉 살펴봤는데, 헉, 이건 완전
날아다니는 건물인 것이다.
날아다니는 건물...


자신은 땅에 박혀서 차근히 올라가는 100층 건물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솔직히 해낼 자신도 좀 있었다. 


그런데 구글의 알파고를 보는 순간 이건 아마도 불가능이라 생각했다. 날아다니는 건물을 도대체 어떻게 따라잡아서 짓나? 마구 이리저리 날아다니는데...

구글이나 아마존에 비하면 자신들이 하는 건 구멍가게 수준이라는데... 허허.. 듣는 나도 차마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 주변 환경이 몰라볼 정도로 바뀌고 지금 존재하는 직업군의 절반 정도가 사라지지 않을까 예상한단다. AI번역기로 외국어를 못해도 외국인과 서로 의사소통이 되고 자율주행자동차를 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AI 인공지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인공지능의 최강자인 슈퍼AI 알파고 같은 것을 모방하기 위해 우리는 시간과 돈을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된다. 구글이 인공지능이라는 큰 나무의 줄기를 이루어 나간다면 자신 같은 스타트업은 잔가지나 그 끝에서 피어나는 잎과 꽃을 만들어 제공하는 편이 비용 대비 효용면에서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도 구글이 AI에 들이는 돈은 매해 천문학적이고 연구진 상위에는 아무도 AI에 관심이 없던 지난 몇십 년 간 꾸준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미국과 유럽의 연로하신 연구자들이 포진해있단다. 일명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계적 석학이나 엔지니어들 말이다. 

오랜 축척의 힘과 내공은 따라잡을 수 없다. 그리고 그들과 한국의 투자액수는 단위조차 비교불가이다.

그러니 한국이 그들과 뭐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거란 환상은 전혀 말도 안 되는 허풍인 것이다.


남 대표님이 창업한 보이저엑스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1) 문서 스캔 앱  2) Brew라는 동영상 편집 앱 등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단다. 예전에는 사람의 힘으로 제어하기 힘들던 요소들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더 깨끗하고 편하게, 더 간단하게 사용자가 문서를 스캔하고 동영상을 편집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현실적으로' 바로 이런 것들에 자신과 스타트업의 기회가 있을 거라고 그는 거듭 주장하였다.

 

즉 구글의 알파고 같은 슈퍼AI 보다 AI를 갖고 할 수 있는 변두리 분야들, 곁다리에서 보완해주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세분화된 분야들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의 스타트업 입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성공전략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비용 대비 효용면에서, 구글과 비교하면 우리가 들일 아주 검소한 투자액을 보면서 말이다. 

 

그가 최근에 듣고 놀랐던 사건이 두 개 있었으니 


1) 구글 AI가 사람처럼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며 레스토랑을 예약해준다는 이야기


2) 요즘 피싱사기는 전화 걸어서 "니 아들, 니 어미 여기 있다."가 아니라 진짜 사장님 목소리로 AI가 변조해 부하직원에게 전화하여 돈 얼마 부치라고 주문했다는 이야기. 

이때 나도 들으면서 '진짜야?' 의심스러웠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개발자인 그가 솔직히 내놓은 이야기이다. 그만큼 구글의 알파고는 이미 한국이나 다른 기업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어떤 한계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에게 들렸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젠 사람을 넘어 AI가 스스로 프로그램을 짠다고 하니 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의 말을 듣다 보니 2017년 당시 이인식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님이 마지막 다-다 오픈강좌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우리에게 열심히 주장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난 아직도 그때 해주신 내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무리 봐도 말이야. 한국은 죽었다 깨어나도, 무슨 수를 써도 구글 알파고나 IBM 왓슨(의료 AI)은 못 만든단 말이야. 근데 불가능한 것에 왜 그리 돈을 많이 쏟아붓냐고? 나중 그들이 완성해놓은 거 돈 주고 빌려 쓰면 되는데, 그게 훨씬 싸단 말이야. 대신에 우리는 말이야. 그들이 신경 안 쓰는 거에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거야.

 

내가 늘 강조하는 거 있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청색기술 같은 거 말이야. 도꼬마리 씨앗에서 모방한 벨크로(일명 찍찍이)나, 곤충의 겹눈에서 영감 얻어 만든 초소형 카메라 같은 거 말이지. 이런 게 잘되면 대박이라니까. 자연에서 아이디어 얻으니 로열티 안 주지, 발명해서 상품화도 하지, 전 세계적으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요즘 잘 나가 나는 게임이나 콘텐츠도 좋고. 이런 될만한 데에 주의를 돌리자는 말이지." 




한국은 이미 AI 분야에서 다른 나라, 특히 미국과 중국에 비해 꽤 뒤떨어졌다고 주위 분들에게 종종 들어왔다.

우리가 꿈꾸는 희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남 대표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나의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그렇다면 조만간 닥칠 AI 시대에 한국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다국적 IT기업에서 수퍼AI를 돈 주고 빌려 쓰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제화시대에 뭘로 먹고살아야 하나?

 

난 그 답 중 하나가 '콘텐츠'라고 믿는다. 


콘텐츠는 아주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게임이 될 수 있고 영화가 될 수 있고 BTS 같은 한류스타가 될 수 있고 웹툰이나 내가 쓰고 있는 판타지 소설도 될 수 있다. 


난 판타지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제약이나 이질감이 가장 적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반지의 제왕>의 팬이어서 그런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다. 

<반지의 제왕>이란 걸작을 남긴 J.R.R. 톨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켄타우로스나 용을 만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갑작스레 옛날 양치기처럼 양이나 개, 말, 그리고 이리를 보는 눈이 열릴 것이다.


상상의 눈을 뜨게 되면 경이로운 세상이 보인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들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펼쳐진다면 참으로 신나고 환상적인 세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판타지 브라잇 동맹을 쓴다.


요즘은 1권을 브런치북으로 엮기 위해 삽화를 그려대고 다시 퇴고에 들어갔다. 아마 다 완성되면 보기 괜찮을 것으로 확신한다. 근데 책 한 권 만들기가 이리 힘든 것인지 새삼 실감하는 중이다. 


 '브라잇 동맹' 브런치북 보러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디즈니가 가상현실VR을 접수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