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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Hwang 황선연 Nov 12. 2015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사제관 벽난로에 오랜만에 장작이 딱딱 소리를 내며 타들어갔다. 따뜻이 달궈진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방은 금세 훈훈해졌다. 벽난로에서 조금 떨어진 일인용 소파에는 토마스 목사가 몸을 깊숙이 박은 채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왼쪽으로 코코아 두 잔이 놓인 테이블과 긴 의자가 놓여있었다. 비쩍 마른 마이클이 긴 의자의 중앙을 차지하고 앉아 팔짱을 낀 채 꾸벅꾸벅 졸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의 달콤한 향이 방 안 가득 퍼져나갔다. 


 마이클의 고개가 툭 떨어지더니 저 스스로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고양이처럼 앞으로 기지개를 켠 후, 벽으로 다가가 누렇게 변색된 벽지에 기대어있는 검은 나무 지팡이와 칼, 신문지를 가지고 의자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먼저 신문지를 신발 밑에다 깔더니 일을 하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나무 지팡이를 정확히 3등분 한 후, 그중 한 개를 집어 들어 한쪽 끝을 날카롭게 다듬기 시작했다. 신문지 위로 나무 톱밥과 찌꺼기들이 싸락눈처럼 떨어져 내렸다.


 장작불에서 시선을 거두어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목사가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이보게 마이클, 예전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하네.”


“그렇지만 아직 소년이라니, 좀 껄끄럽지 않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좀 거슬리긴 하네만.”


“아니, 자네는 도대체...”


 여태까지 그렇게나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친구가 전혀 이해를 못 하자 목사는 그만 꽥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번 기회에 저 친구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확실히 고치고 말겠다며 그는 이를 갈았다. 홧김이 목까지 치밀어 오르자 그는 언성을 높여 아까 했던 말을 다시 되풀이했다.


“이 답답한 친구야, 내가 도대체 몇 번이나 말했나?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라고, 괴물이란 말일세. 어떻게 주님의 종인 내가 그런 괴물을 살려둘 수 있단 말인가? 어여쁜 소년의 겉가죽은 그저 속임수일 뿐일세. 그냥 놔두면 마을 사람들을 해치고 나중에 나까지 노릴지도 몰라. 생각하면 할수록 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아니, 벌써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았을 거야. 이건 분명 주님이 나에게 내려준 소명이란 말일세. 그러니 반드시 제거해야 해. 알아듣겠나?”


 묵묵히 듣던 마이클이 분주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그는 방금 완성된 말뚝을 코코아잔 앞에 조심이 내려놓았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말뚝에 착수했다. 


 잠시 후, 두 개의 완성품과 칼을 첫 번째 것 옆으로 포개어 놓고 그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털고 나무껍질과 톱밥이 쌓인 신문지를 잘 접어 벽난로로 다가가 그 안에 툭 집어넣었다. 신문지에 불이 붙으며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그는 잠시 불을 응시하다가 다시 긴 의자로 되돌아왔다. 자리에 앉으면서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그가 수긍했다.


“알았네. 이왕 먼 여기까지 왔으니 자네 말을 전적으로 따르겠네. 그저 한 가지 걱정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단 한 번도 실행해 본 적 없어서 말이야. 모든 것이 계획처럼 딱딱 맞아떨어질지 확신이 서지 않군그래.”


“우선 자네가 아는 대로 해보세. 해보고 그때그때 상황을 봐가며 처리하자고. 말뚝이 다 완성되었나 보군. 근데 왜 이리 검은가?”


 말을 마친 토마스가 말뚝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찬찬히 살피었다. 마이클의 야윈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물어봐줘서 고맙다는 투로 대답했다. 


“번개 맞아 타버린 자작나무라네. 미신에 따르면 이것이 초자연적 현상에 가까이 있으면 어떤 소리를 낸다는 거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암튼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을 해준다고 전해진다네.”


“그냥 자작나무는 안 되고, 꼭 번개를 맞아야 하나?”


“그렇다네. 번개를 맞아야 효력이 생긴다네.”


“그럼 번개 맞은 도토리나무는 어떤가? 이 근처 숲에도 간간이 꽤 있을 텐데.”


“다른 나무는 안 되네. 꼭 자작나무이어야 해. 자작나무는 신성하거든.”


 반신반의한 표정의 토마스가 말뚝의 날카로운 끝으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시늉을 여러 번 하며 물었다.


“햇빛은 그에게 전혀 영향이 없는 것 같더군. 낮에 만났으니까. 말뚝은 다 되었고, 십자가와 성수도 준비할까?”


 손을 앞으로 내밀어 불을 쬐던 마이클이 그에게서 말뚝을 건네받아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 끝이 날카롭게 잘 깎인 것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그는 그것을 마치 막 태어난 자식처럼 테이블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우선 할 수 있는 것은 다 준비해야지. 십자가, 성수, 아, 동물의 피도 좀 구해주게.”


“그리고 마이클, 한 가지는 확실히 해야겠는데. 말뚝은 전문가인 자네가 박겠지?”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동시에 말뚝을 집어 들더니 날카로운 부분이 토마스의 심장을 향하게 한 후 자신의 주먹을 망치 삼아 꽝 내리치는 시늉을 하였다. 목사는 연극이란 것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순간 깜짝 놀라 얼른 뒤로 몸을 내뺐다. 큰 덩치치고는 아주 날렵한 움직임이었다. 그 모습에 마이클이 낄낄거렸다. 


“걱정 말게, 목사 친구. 인형으로 미리 다 연습해보았다네. 이것을 그것의 심장에 박으면 분명 영화에서처럼 피가 튀고 불길이 솟아서 타 죽을 거야.”


 토마스 목사는 일이 척척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이젠 그 괴물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찾아서 말뚝만 박으면 다 끝나는 것이다. 


 중요한 임무를 앞두고 은총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은 예배당으로 건너가 기도를 드린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토마스와 마이클은 아침부터 마을을 샅샅이 수색해나갔다. 그러나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작은 마을이라 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5일째 아침이 밝자, 그들의 몸은 마치 납덩이를 주렁주렁 매단 듯 무거워졌다. 만약 그들이 이안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찾았다면 이렇게 의욕이 없지는 않을 터였다. 토스트에 잼을 바르던 마이클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술이 쭉 튀어나오며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다가는 쓰러져 그 애, 아니 괴물보다 내가 먼저 죽을 거 같은데. 게다가 정비소 일도 더 이상 쉬기 힘들 것 같고 말이야.”

 

 토마스는 인상을 찌푸린 채 빵을 우걱우걱 씹기만 했다. 그는 한동안 고심한 표정으로 몰두하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최후통첩을 내렸다. 


“오늘까지만 같이 수색하게. 오늘 안으로도 못 찾으면 떠나도 좋아.”


 그제야 마이클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그들은 급히 아침식사를 마친 후 교회 밖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었다. 오늘 안으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그 괴물을 어서 찾아내야만 한다.




 수진이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마침 그들은 골목 어귀에 있는 아담한 주택 안의 개집을 뒤지고 있었다. 비쩍 마른 마이클이 엎드린 채 개집 안으로 머리를 쑤셔 넣은 상태였고, 토마스 목사는 짖는 개의 뒤통수를 붙잡느라 애를 먹었다. 그녀는 그들이 사라지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마을 중심부의 대로변으로 나갔다. 초록갓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롤리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옆을 지나 그 뒤로 이어진 묘지로 들어갔다. 묘지를 지나고 언덕을 내려와 평원을 넘자 장벽처럼 서 있는 롤리숲 입구에 다다랐다. 


 눈꽃이 핀 숲은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어제 저녁, 크리스마스트리로 쓸 나무를 베어 가지고 오겠다며 그녀는 할머니께 큰소리를 땅땅 쳤다. 열심히 숲을 탐색하던 중, 그녀의 이상형과 딱 맞아떨어지는 나무를 멀리서 발견하고 환호성을 내지르며 그리로 달려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나무 옆에 놓인 바위 뒤가 번쩍번쩍하는 것이 아닌가?


 숲 안은 원체 좀 어두웠기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가지고 온 톱을 나무 옆에 내려놓고 재빨리 그 뒤로 가 보았다. 


“어머나, 세상에나!”


 정말로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환하게 빛나는 황금잎들을 달고 있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주변에 쌓여있는 눈조차 그것들을 피해갔는지 젖어 있는 잎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잎들 사이로 검고 둥근 것이 잔뜩 매달려있었다. 그녀가 직접 따서 살펴보니 놀랍게도 블루베리였다.

 

 '겨울철에 블루베리라니.'


 그녀는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어 대신 그것을 입 안에 넣어보았다.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던 중, 이것과 똑같이 생긴 나무들이 어두운 숲에서 스스로 빛을 내며 띄엄띄엄 서 있다는 걸 발견하였다. 


 그녀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저도 모르게 그것들을 따라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오후 4시, 토마스와 마이클은 있는 힘을 짜내어 돌고 또 돌았으나 역시나 허탕이었다. 그들은 깊이 절망한 채 초록갓 아이스크림 가게 앞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토마스가 생기 없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던 그때였다. 갑자기 전기라도 흐른 듯 그의 몸이 꿈틀대었다. 그러더니 빨간 불인 횡단보도로 막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달려오던 차들이 급히 멈춰 빵빵거렸지만 그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전혀 의식하지 못하였다. 마이클이 그를 향해 미친 듯이 고함쳤다.  


“이봐, 왜 그래? 죽으려고 환장했어?”


“그놈이야! 그놈이라고!”


“그놈이라니 누구?”


 둘이 아는 그놈이 그놈밖에 더 있냐? 지금까지 꾹꾹 참았던 토마스의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는 건너편 인도에 서 있는 친구를 향해 무시무시하게 절규하며 빽빽거렸다.


“으악~ 누구긴 누구야, 이 바보 멍청아! 이안이라고! 그놈이 저리로 들어가는 걸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흥분한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교회 묘지였다. 그는 지난 오 일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말끔히 씻겨 내려가고 온몸에서 알 수 없는 힘이 불끈 솟아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반면 뒤따라오던 마이클의 얼굴을 흙처럼 검게 변해갔다. 설마 했던 일이 정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그의 뱃속 장기들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앞에서 달리던 토마스의 눈에 드디어 이안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얘야, 거기 좀 서 보렴. 이안, 이안!”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듣고 멈춰 뒤돌아봤다. 헐레벌떡 토마스가 뛰어가 그의 앞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전에 맡았던 죽음의 냄새가 강하게 풍기었다. 


 마이클도 묘지 입구에 막 들어섰다. 별안간 그의 손에 들린 말뚝이 약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귀로 어떤 여자의 노래가 서서히 들려왔다. 가사는 다음과 같이 되풀이되었다.      



"나는 그의 슬픈 미래를 노래하지만 그에게는 내 노래가 들리지 않죠.

 나를 잡고 있는 자에게만 들린답니다.

 그의 정체를 알려줄게요.  

 그는, 그는 살아있는 피를 탐하는 추악한 존재, 

 피로서 영생을 사는 사악한 존재랍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영생을 빼앗을 거예요. 

 나를 그의 심장 깊숙이 박아주세요.

 친구인 푸른 불꽃이 그를 영원히 포옹할 거예요.”     



 미신은 사실이었다. 완전 사색이 된 마이클이 덜덜 떨면서 토마스의 등에 말뚝을 갖다 대자 그 역시 노래가 들려왔다.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확신의 미소를 띤 토마스가 재빨리 사제복 품에서 조그만 병을 꺼내더니 뚜껑을 열어 이안의 얼굴에다 안에 든 액체를 확 뿌렸다.


“악마의 화신! 어서 너의 정체를 드러내라!”


 그가 뿌린 것은 닭피였다. 피를 뒤집어쓴 이안의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파란 눈동자가 야생동물의 것처럼 사납게 변하고, 큰 송곳니들이 입술 밑으로 길게 자라났다. 


 생생한 변화를 눈앞에서 직접 목격한 그들은 충격에 빠져 온몸이 마비되었다. 특히 마이클은 거의 졸도 직전까지 가며 그만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다. 그나마 정신 줄을 지탱하던 목사가 재빨리 친구의 손에 들린 말뚝을 가로채었다. 그리고 바로 이안의 심장 부근에 푹 내리꽂았다. 


“이 악마, 어서 죽어라!”


“아얏!”


 그가 고통스럽게 울부짖는데 입에서 사람이 아닌 맹수의 울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는 큰 고통으로 요란스레 몸부림을 치며 몸을 돌리려 했다. 토마스의 억센 두 손이 뻗어 나와 그의 어깨를 부여잡으려 했다. 이안은 힘껏 그것들을 밀쳐냈다. 손들이 강하게 내쳐지자 목사는 그 반동으로 뒤로 확 나자빠졌다. 그러면서 뒤에서 정신 줄을 놓고 있던 마이클도 같이 넘어갔다. 


 그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동안 이안은 허우적거리며 롤리숲을 향해 뛰어갔다.


‘도망쳐야 해. 빨리 도망쳐야 해.’


 말뚝 박힌 부위가 불이 붙은 것처럼 찌릿찌릿하고 정신은 점차 혼미해져 갔다. 손으로 그것을 뽑아보려 했지만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게 안으로 파고 들어가며 피가 주룩주룩 새어 나왔다. 그는 자꾸 앞으로 쓰러지려는 몸을 겨우 버티었다. 


‘그곳으로 가야 해. 그때까지 버텨야 해.’


 그는 이를 악문 채 달리고 또 달렸다.     



 땅바닥을 뒹굴던 토마스가 겨우 일어났다. 그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채 엎드려 있는 마이클의 옆구리를 힘껏 걷어찼다. 그의 주머니에서 말뚝 두 개를 빼앗아 들고 목사는 홀로 숲으로 달려갔다. 숨을 헉헉 내쉬는 그의 입이 연신 중얼거렸다.


“분명 불꽃이 인다고 했는데, 어째서 안 타지?”


 옆구리 타격으로 깨어난 마이클이 저 멀리 달려가는 친구를 보고 뒤늦게 숲에 도착했을 땐, 이미 그가 이안을 놓쳐버린 후였다. 마이클을 보자마자 그는 비명을 지르며 달려와 바락바락 따지었다.  


“으악, 왜 자연발화가 되지 않은 거야? 말뚝만 박으면 분명 타 죽는다고 했잖아?”


“자네가 너무 얕게 박았나 봐. 아 글쎄, 이걸 준다는 걸 깜박했지 뭔가."


 마이클은 자신이 입고 있던 바바리를 펼치었다. 허리띠 옆으로 걸려있는 납작한 쇠망치가 옷자락 밑에서 달랑거렸다. 목사는 순간 자신의 직업을 망각한 채 친구의 옷깃을 확 낚아채서는 담요를 털듯 정신없이 흔들어댔다. 그러다 그만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제자리에 폴싹 주저앉았다. 미안해진 마이클이 주변을 서성이며 괜히 바닥을 훑고 있는데 문득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토마스, 여기, 여기 피가 있어. 분명 그놈의 것일 거야.”


 그의 말대로 하얀 눈에 뿌려진 검붉은 핏자국이 숲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목사에게 희망의 서광이 비추는 찰나였다. 약하게나마 들던 햇빛이 돌연 사라지고 주변은 급 어두워졌다. 어두워지면 늑대가 출몰한다는 사실을 아는 토마스가 장비를 챙겨와 수색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숲을 떠나 급히 교회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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