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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어 Oct 30. 2021

성공하면 막말도 명언

- 행복은 셀프! 성공의 사이즈는 숏, 톨, 그란데, 벤티

“성공하면 객기는 호기가 되고, 막말은 명언과 어록이 된다”    


누구나 바라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성공......     


어쩌다 동창 모임에 가면, 누가 잘 나가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정말?"


"그래서?"


동창들이 꼬박꼬박 추임새를 넣어주는 친구!     


시시한 말을 해도 동창들이 오버 액션하고, 웃어대며 바로바로 반응해주는 친구!


그들이 잘 나가고, 성공했다는 걸 나처럼 눈치 없는 사람도 금방 안다.     


학창 시절에 말빨 있고, 인기가 많았던 친구인데도 동창들이 마지못해 짧게 대답만 해주면, 그는 ‘그저 그런 사람’ 일 확률이 높다.     


내 말 역시 영양가 없는 잡담 취급 받을 걸 알기에 입을 꾹 다문 채 영혼 없는 미소만 지어 보인다.


나이를 먹으면 동창들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더 심해졌다.




나만 그럴까. 나만 불편하고, 씁쓸한 기분이 들까.


아니꼽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성공한 동창이 부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성공을 이룬 건 인정해줘야 한다. 그의 노력과 정신력, 노하우, 심지어 운을 잡아챈 것까지 배워야 한다.


그런데, 가끔 분위기 파악 못하는 돌연변이 친구가 있다.     


그는 성공한 동창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나에게 말을 걸고, 나의 말을 들어준다.     


성공한 동창이 부러워서 질투하느라 일부러 딴짓하는 게 아니고, 객기를 부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성공에 대한 잣대가 조금 다를 뿐이다.     


나는 공기업에 다니는 그가 엄청 부러운데, 그는 속도 모른 채 내가 부럽다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는다. 순간, 동창들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그들의 어색한 미소가 “조용히 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로 보인다.     


“넌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잖아. 딸이 좋아하는 무용을 할 수 있게 뒷바라지도 해주고.....”       


립 서비스나 뻔한 애드리브가 아닌 것처럼 들린다. 그의 말과 표정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황당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과 크기가 다르듯 성공도 그렇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면 행복은 불행이 되고 성공은 실패가 되지만, 스스로 만족하면 경차를 사도 행복이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도 성공이다.




- “행복은 셀프입니다. 성공의 사이즈는 숏, 톨, 그란데, 벤티 중 어떤 걸로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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