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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연 Jan 12. 2023

데이터로 보는 한국의 민주주의 2

제20대 대선. 능력이냐 인성이냐.

이전 글 [데이터로 보는 한국의 민주주의 1]에서 언론사 보도 방향과 달리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후보를 인물위주로 평가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인물이 마음에 들어서’라는 표현은 여러 가지로 풀이될 수 있다. 후보자의 생김새, 인성, 경력이나 능력 등 좋아하는 이유는 더 구체적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이번엔 후보자의 무엇이 좋아 표를 던졌는지 지지자 잡단간 그 차이를 살펴보자.


데이터를 윤석열(붉은색), 이재명(푸른색)후보자 집단으로 나누어 산점도를 다시 작성하였다. 이전 글에서와 같이 사분면은 표준편차 +1(붉은 점선으로 된 수평선과 수직선)을 기준으로 하여 구성하였다. 이번에는 응답자가 투표 시 고려한 요소와 빅카인즈에 나타난 키워드 빈도 모두 표준화하였다. 표준화를 하게 되면 스케일 크기에 관계없이 변인의 평균이 0, 표준편차가 1로 변환되어, 지금처럼 범위가 크게 다른 두 변인의 분포를 비교할 수 있다.


[표준화에 대해 더 설명하자면]

이전 글 [데이터로 보는 한국의 민주주의 1]에 나타난 차트를 보면, 빅카인즈 출연 빈도는 최대 6,000건으로 그 스케일이 매우 큰 반면, 투표 시 고려 빈도는 최대치가 채 90이 되지 않는 작은 변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래의 표준화를 거친 차트에서는 두 변인 모두 대략 -1에서 +4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윤석열 지지자의 응답(붉은색)을 기준으로 ‘공정’과 ‘정권교체’간 거리는 투표 시 고려 빈도에서 보나 빅카인즈 출연 빈도에서 보나 눈대중으로 대략 0.7-0.8 정도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거리는 각각 22와 3,500 정도로, 둘을 직접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스케일의 크기가 현격히 다르다. 표준화의 다른 속성들에 대해서는 다음글에서 더 이야기하겠다.

이제 2 사분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이곳이 미디어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지만 유권자들이 투표 시 크게 고려한 이슈들이다. 붉은색 키워드(윤석열 지지자 응답)와 푸른색 키워드(이재명 지지자 응답)를 비교해 보면, 윤석열 지지자들은 인성을, 이재명 지지자들은 능력을 본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윤석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직’, ‘인성’, ‘청렴’을,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능력’, ‘결단력’, ‘추진력’, ‘행정능력’을 1순위로 고려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평균(0)을 기준으로 보아도 유사한 결과다. 윤석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도덕성’, ‘신뢰’, ‘진정성’ 등이 눈에 띄는 반면,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경험’, ‘리더십’, ‘경력’, ‘공약 이행률’ 등이 우선순위로 나타난다.


흥미로운 것은, 이재명 지지자들이 ‘공약’과 ‘경제’를 크게 고려해 투표했다고 응답한 반면, 윤석열 지지자들은 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노란 점선으로 된 박스), 반대로 윤석열 지자자들은 ‘공정’과 ‘정권교체’를 중요시했으나, 이는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그 순위가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녹색 점선으로 된 박스). 이를 위의 결과와 종합해 보면, 결국 이번 제20대 대선은 경제를 살리고 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능력있는’ 후보와 정권을 교체해 공정을 실현할 ‘정직한’ 후보 간의 대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전 정권에서 불거진, 법무부 장관 가족사를 필두로 한 ‘내로남불’ 이슈와 검찰 출신 후보자의 정치적 능력에 대한 불신이 여기에 고스란히 나타난 듯 보인다. 물론 실제로 이재명 후보자가 능력있는 인물인지, 윤석열 후보자가 정직한 사람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투표로 이어지는 것은 유권자들의 눈에 비친 그들의 페르소나일 뿐이다.     


이제 공약으로 넘어가 보자. 특히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언론사에서 리드한 대로, 공약을 위주로 투표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는데,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투표에 임했을까. [데이터로 보는 한국의 민주주의 3]에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데이터는 주관적이다]

설문참여자의 응답을 코딩하고 분석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됩니다. 같은 차트를 보더라도 독자 여러분이 어디에 포커스를 두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현재의 해석 역시 결코 완벽히 객관적이라 할 수 없음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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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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