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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Sep 26. 2020

성실함과 불안함

불안을 이겨내는 나만의 무기

나는 여느 한국인처럼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조급증도 가지고 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들이 싫다. 사실 견디지 못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말과 글은 자고로 명료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간은 소심하고 조금은 불안한 마음 때문에 항상 미리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편이다.

내가 차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나를 반만 아는 것이다.

감정폭이 크진 않지만, 그것은 나의 이성이 항상 요동치려는 내 마음 속 불안을 통제하고, 겉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도 소심한 걱정인 것 같아 이야기하지 않고 알아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내가 꼼꼼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내가 실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신이 없는 것은 나의 임기응변 능력이다. 나는 말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행동을 정돈할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낯선 상황과 마주하거나 실수를 하게 되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당황하고 허둥댄다.

겪어보지 못한 작은 문제는 겪어본 큰 문제보다 오히려 더욱 어렵고 버겁게 느껴진다.


사실 나의 대처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나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할 확률을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미지의 문제는 점점 부풀어오르는 불안덩어리가 된다. 이럴 경우 문제와 해결방안을 써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판단이 서면, 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나 기관에 연락하면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함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이다.


매일매일 조금씩 무엇인가를 한다. 그 무엇인가는 쌓여 작은 덩어리가 된다. 작은 덩어리는 내 인생에서 조금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나는 그 덩어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본다. 성실함의 결과가 쌓이는 것을 보면 조금은 불안이 사그라든다. 적어도 헛되지는 않았구나. 흘러간 시간이. 나의 노력이.


불안은 마음 속에만 담아두면 마음을 잠식한다.

글이나 말로 적절히 토해내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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