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강을 뜁니다
서울의 얼굴이 시간마다 달라진다는 걸, 그때마다 새삼 느낀다.
드넓은 한강-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서 제일 원픽으로 올리고 싶었던 사진
따릉이를 이용해서 잠실, 용산, 분당까지 가봤는데 바람을 뚫으며 달리는 것과 온몸으로 한강에서 불어오는 냄새를 맡으면서 뛰는 한강은 정말 다르다고 느낀다
아침에 나가면 아직 달이 떠있다. 이 시간대에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있다. 이 시간의 한강은 하루를 여는 의식 같고, 나를 깨어나게 만든다.
항상 아침 7시쯤 나가면 반포지구에서 무에타이를 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으시고 나오셨다.
잠수교를 지나 갔다가 돌아오다가 찍었는데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느낌이 날 때
여의도 한강 바로 앞에 회사가 있어서, 아침에 일찍 도착했을 때 한강을 하염없이 걷다가 들어오기도 했다. 점심에 걷는 것도 좋다. 역시 사람은 자연으로 가야합니다.
이런 하늘 아래에서 뛰었던 날도 있다. 폰을 들고 나가지 않아서 한강에서의 하늘을 못 찍은게 아쉬움으로만 남는다.
달이 떠있다. 가장 감정이 벅차오르는 시간. 햇빛은 점점 부드러워지고, 금빛이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여의도에서 회사 퇴근 시간.
출근 시간대가 끝난 후의 한강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이 시간의 하늘은 한없이 푸르고, 구름은 동화 속 양떼처럼 흘러간다.
어두워진 서울은 또 다른 리듬을 갖는다.다리 위 불빛이 물에 반사되고, 야경은 사운드트랙 없는 뮤직비디오 같다.
새빛섬
한강에서 저녁식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굉~장히 로맨틱한 분위기
최근에는 한강 앞에 파라솔이 생겨서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한남대교랑 가까워 지는 길
답답한 마음에 새벽에 러닝하러 나왔을 때!
한강을 뛰면 수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 막상 뛸때는 앞에 옆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도 분간할 수 없다.
모두 흐릿한 배경처럼 느껴지고, 나는 내 호흡과 리듬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 몇 분, 몇 십 분의 시간 동안 세상의 속도가 잠시 멈춘다. 머릿속에 떠오르던 엉킨 고민들, 미뤄뒀던 결정들, 나도 모르게 쌓아두었던 감정들. 땀과 함께 흐르고, 숨소리 속에 하나씩 정리된다.
달리기는 명상이 되고, 그 속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회복된다.다 달리고 난 뒤, 땀에 젖은 채로 한강을 바라보면 마치 도시 전체가 내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 같다.
한강,
서울은, 한강은, 그 안에 사는 우리들은 참 예쁘다는 것을.그리고 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