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해드립니다 5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엄마 실비아입니다.
나를 위해서 혹은 내 아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피아노를 구입한 당신.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요? 어떻게 하면 투자비용 이상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겠죠. 피아노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기대와 그 효과는 무엇일까요? 바로 '빠른 시일 내에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게 되고, 그 연주 기술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삶을 살아가는 효과를 얻는다' 일 거예요.
위의 기대와 효과에서 양육자의 시선으로 눈여겨봐야 하는 두 가지 부분이 있습니다.
첫 번째, '빠른 시일 내'일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 모두는 단기간, 조기에, 이르게, 빠르게 등의 수식을 자랑으로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내 아이가 빨리 걷거나, 말을 하게 되면 너무나 뿌듯하고 기분이 좋죠. 아이가 처음 '엄마' 혹은 '아빠'하고 말 터짐이 일어난 때를 기억하시나요?
사실 제 아이는 둘 다 늦었습니다. 주변에서 걱정을 하다못해 '언어치료'를 권할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저는 사실 크게 걱정되지 않았어요. 오늘의 만 6세의 제 아들이 누구보다 정확하게 말하고 이중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자신의 속도에 맞게 성장하고 있다는 결과가 증명하듯이 말이에요.
오히려 저에게 혼란과 슬픔과 걱정을 안겨준 것은 육아서와 제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분 한 분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초보 엄마인 제게 아이의 성장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죠.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런 조언을 통해 불안과 근심에 휩싸였어요. 그 조언의 예를 보여드릴게요.
엄마 1: 내 아이는 두 돌쯤인가? 기저귀를 땠지. 그때도 늦었다고 생각했어.
엄마 2: 내 아이는 9개월 때 걸었지 아마. 다리가 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면서도 훨씬 수월해지더라고.
엄마 3: 내 아이는 18개월 때 웬만한 문장을 말할 수 있었어.
내 아이는 내 아이만의 속도로 자라나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기준이 되어버리니 저에게 혼란이 왔어요. 위에 등장하는 세 명의 아이는 모두 다른 아이에요. 내 아이가 아니죠. 다른 아이에게 기준을 두고 “비교”하며 빠른 속도를 따지기 보다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진정으로 음악을 즐기는 삶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전 글에서 소개했듯이 음악교육과 악기 교육은 같지 않아요. 음악교육은 일상에서 발견되는 음악적인 요소(리듬, 멜로디, 화성)를 찾아내고 온몸으로 체화하는 과정을 일컫는다면 악기 교육은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을 목표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죠.
음악교육은 태아가 뱃속에 있을 때, 즉 청각기관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양수를 통해 처음으로 엄마의 심장 뛰는 소리(리듬)와 목소리(멜로디)를 듣게 되죠. 태어난 이후에도 다양한 소리를 접하면서 일상에서 음악을 찾아내는 '듣기 훈련'을 (본의 아니게) 하게 된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져야 하는 조기 음악교육은 이러한 음악적 통찰력 musical insight 과 듣기 근육 listening skill 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악기 교육은 특정 악기의 연주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말해요. 악기의 크기,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식, 지도교사와의 소통 능력, 집중력과 기억력 등의 조건을 잘 갖춘 뒤 시작하는 것이 성공적인 악기 교육의 핵심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악기 교육을 시작하기 전 아이의 정신적, 신체적 준비 상태를 알아차리는 과정이 정말 중요해요.
*참고: 피아니스트 엄마의 아들, 레슨은 언제 시작했을까?
결론적으로, 내 아이의 속도에 맞는 음악을 즐기는 삶(음악교육)이 구축된 후 피아노 연주라는 기술(악기 교육)을 쌓아가는 방향이 옳다고 감히 말씀드려요. 아이가 피아노 연주라는 수단(악기 교육)을 통해서 음악을 즐기는 삶(음악교육)을 살아가는 것을 바라는 것은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고 할 수 있답니다. 그러므로 가장 효과적인 악기 교육을 위해서는 악기를 접하기 이전에 음악에 눈을 뜨는 음악교육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해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아이를 위한 음악교육,
돈 쓰지 않고 집에서 하는 법 #집에서하는음악육아 를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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