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촉진제
눕서대는 누워서 위를 올려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독서대다. 우연히 독서 관련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너무 사고 싶었다. 그래서 샀다. 누워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높낮이 조절이 되고 적당한 페이지를 견고하게 잡아주는 자석도 있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을 올려놓고 누워서 위를 보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 자석으로 다시 고정하며 읽어가는 과정이 꽤 흥미롭고 재밌다.
십여 년 전에 전현무 안경이라는 아이템이 있었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잠망경의 원리로 고안된 안경이다. 몇 번 신기해서 쓰다가 결국 잊혀진 추억의 물건이다. 안경 쓰는 게 불편하고 눈으로 볼 때 양쪽 렌즈가 겹쳐져 보이는 까만 부분이 영 거슬리기 때문이었다. 그에 비하면 눕서대는 정말 탁월한 제품이다.
또 한 가지 생각나는 최근 에피소드가 있다. 직장 선배와 관련된 것인데 점심 식사 후 꼭 자리에 앉아 책을 읽어서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책을 읽다 보면 꿀잠을 잔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거다 생각하고 나도 그의 행동을 실천에 옮겼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해 시간이 많이 남으면 사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가지고 회의실에 숨어 의자 한 개는 다리를 올려놓고 하나는 등을 비스듬히 눕히고 앉아 책을 읽었다. 읽다 잠이 오면 그대로 덮어놓고 그냥 잤다. 좀 어렵다 싶은 책이야말로 신속한 꿀잠에 이르는 첩경이다.
눕서대를 처음 발견한 유튜버의 리뷰에서도 책을 읽으면서 스르르 잠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 요즘도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킬링타임 할 때가 많은데 그나마 눕서대로 독서하느라 조금은 핸드폰 사용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
역시 두꺼운 책만큼 좋은 베개가 없다는 말이 맞긴 맞나 보다. 눕서대에 걸린 책에 주황색 계열의 따뜻한 불을 비춰주는 라이트를 켜고 책을 읽으면서 스르르 잠이 들면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