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고도 발칙한 다이어리
시평선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상의 선이다.
나는 정말 양동준이 마음에 있는 건 절대로, 결코 아닌데,
자꾸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언젠가부터 동준의 눈가에 어둑하게 내려앉은 그늘이 보여 자꾸 마음이 쓰였다.
마음에 ‘있는’ 것과 마음이 ‘쓰이는’ 것의 차이는 뭘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 미묘한 차이를 유리에게 설명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어쨌든 마음이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울어 흘러가는 것,
그래서 쌓이고 또 쌓여 고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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