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차

기준의 변화

by 글쓰는 달

몇 년 만에 다시 온 여행지.

그리고 그때처럼 도착 첫 끼니로 먹은 고기국수. 그때는 컨디션도 안 좋았고 처음 맛보는 맛에 살짝 거부감이 있었다. 고기 비린내가 느껴지던 기억에 집 근처에 고기국수 식당이 생겼을 때도 선뜻 갈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동네 식당에서도 고기 비린맛이 났고 김치가 너무 매워서 자주 가기는 어려웠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러 일정 문제로 이동하던 중 가장 가깝고 고기국수 외에 다른 음식도 파는 곳을 검색하던 중 첫 끼니를 책임져 줄 식당을 선택했다. 가기 전에 리뷰를 읽어보니 '맛있는데 좀 짜다'는 평이 많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고기국수를 맛보았다. 세상에. 처음 느껴본 고기국수 국물의 감칠맛, 부드럽고 잡내 없는 고기의 맛, 맵지 않고 적당한 김치와 양파절임 등 밑반찬. 전에 동생이랑 아침산책 가서 먹은 돈코츠라멘의 기억이 재생될 만큼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다. 감동.


저녁에는 갈치 요리를 먹으러 갔다. 현지에 사는 지인의 안내로 간 그곳에서 갈치조림, 갈치구이, 성게 미역국 등을 맛보았다. 아이들 밥 위에 올릴 생선살을 정리하느라 조금 늦게 음식을 맛보았지만 진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예전에 먹은 갈치 정식의 기억과는 정말 다른 맛.


몇 년 만에 내 입맛과 취향이 달라졌나 싶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적당한 순간에 좋은 식당에 방문해서 행복한 분위기에서 인 것 같다. 여행의 이유에 식도락이 포함되었고 가성비 높은 극기훈련 같은 계획 대신 여유 있게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참 좋다.


나도 변해간다는 사실이 썩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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