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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두브로브니크!

by 마미의 세상

두브로브니크 지역은 일찍이 바다로 진출하여 무역 중심지로 발전함에 따라 도시의 문명화가 이루어졌다. 튼튼하고 아름다운 성벽은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도시를 지킬 수 있게 하여 찬란한 문화와 예술이 발달하였다. 처음에 발음하기도 어려웠던 두브로브니크라는 말은 '두브라바'라는 '떡갈나무와 참나무 숲'을 뜻하는 슬라브어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짙푸른 아드리아 해안과 주황색 지붕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절벽 도시의 풍경을 그냥 스쳐지나기가 아까워 돌고 또 돌았다. 높은 곳에서 전체의 전망을 보기 위하여 스르지 산 전망대에 올랐다. 비록 세찬 바람 때문에 도시와 함께 찍은 사진에 산발한 모습으로 찍혔고, 전망대에서는 발아래로 두브로브니크가 훤히 내려다 보이기는 했지만 무성한 케이블카 선 때문에 사진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저녁에 오르면 멋진 일몰이 기대되는 곳이다.




뭐니 뭐니 해도 직접 성벽으로 올라가 올드타운 전체를 감싸고 있는 약 2킬로미터의 성벽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며 주변 경관을 보는 성벽 투어가 제일 좋다. 성벽을 돌며 유고 내전 당시에 인간 방어벽으로 폭격 반대 운동을 벌였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그늘 하나 없는 성벽 위를 걷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성벽 밖이 온통 바다였기에 어느 순간에는 배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일었다. 어떻게 이렇게 깎아지른 절벽에 성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건물 사이사이로 보이는 빨래가 널린 모습과 개성 넘치는 상점까지 성곽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속살들이 그대로 보였다.




곳곳에 카페가 있어 바다를 보며 목을 축일 수 있다.



성벽 아래 좁은 틈새를 통해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그루즈 항구에서 배를 타고 나가보기도 했다.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통통배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는 또 다른 정취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구항구에서 오후의 태양을 만끽하는 사람들과 성냥갑 같은 건물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푸른 바다의 윤슬때문이었을까?


유람선을 타기 위한 구항구에는 많은 사람이 앉아 오후의 태양을 만끽하고 있다.



루자 광장의 종탑과 스폰자궁 앞의 거리의 악사


스폰자궁은 1667년 대지진에도 손상을 받지 않은 곳이다. 스폰자라는 이름은 '빗물을 모아두는 장소'하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건물이 세워지기 전에는 빗물을 모아두던 곳이라 한다. 두브로브니크라 불리기 이전 '라구사 공화국'때 무역을 취급하는 세관으로 건설되어 창고, 금고, 무기고등 다양한 용도로도 쓰였다 한다.



루자 광장의 중앙에는 크리스트교의 수호자 '롤랑의 기둥'이 있다. 롤랑은 카를 대제의 조카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으로부터 기독교를 지켜낸 영웅이다. 들고 있는 검은 샤를 마뉴가 하사한 '듀렌달'이라는 명검이라 한다.





메인 도로인 플라차 거리의 예쁜 상가들을 보고 있을 때 악사들의 행진이 있었다. 관광객들은 환영의 박수와 함께 그들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플라차거리의 행진 하는 사람들 앞으로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종탑이 보인다.



성벽에서 내려다 본 플라차 거리





성벽 사이로 난 길을 통하여 바다로 내려가 보니 여름도 아니고 해수욕장도 아니건만 선탠을 즐기는 유럽의 여인들이 있다.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무거운 카메라를 내려놓고 다리를 잠시 쉬게 한다. 이 곳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주황색 지붕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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