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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크메르인들이 이뤄낸
앙코르 와트 사원

by 마미의 세상


우기 끝나고 여행하기 좋다는 11월의 캄보디아 한낮 수은주는 27도까지 오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대부분의 이동은 에어컨이 달린 버스로 다닌다. 버스에서 내리기만 하면 'One dollar'를 외치며 다가오는 어린아이부터 아이 안은 아주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본다.

"One dollar!" 이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그것도 공항 공무원이 입국 수속할 때부터 한 말이다. 혹시 돈을 요구하면 절대로 주지 말라는 말을 듣고 나는 당당하게 "I have no money"만을 외치며 공항을 빠져나왔다.
우리에게도 미군만 보면 "give me a chocolate"을 외친 시절이 있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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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톡톡이를 타고 달리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이 더운 날 힘들게 걷지 않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딸들과 웃고 떠들다 보니 잘 꾸며진 숲 너머로 큰 강이 눈에 들어온다. 아, 강이 아니라 해자라 한다. 인간과 신의 세계를 나누고,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이 썩지 않는 것은 물아래 황토의 자정 작용 때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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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사원은 12세기 초 가장 풍요로운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힌두교의 비슈누 신과 한 몸이 된 자신의 묘로 사용하기 위하여, 크메르인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세계 최대의 석조 사원이다. 이 사원은 15세기 제국이 완전히 멸망한 이후 1861년 프랑스의 한 박물학자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하니 300여 년간 방치되었고 지금도 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위대한 건축물이 자기들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원 앞 물가에는 분홍빛 수련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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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1층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회랑에는 힌두교의 신화인 라미야나 이야기부터 수리아바르만 2세가 전쟁 나가는 모습까지 부조로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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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는 평민 이상의 계급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석조 건물 안의 다양한 불상을 눈에 띄는 붉은 가사로 치장해 두었다. 이들도 중국처럼 붉은색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힌두교 사원이라 했는데 보이는 것은 불상들뿐이다. 어느 곳에는 석상의 머리가 잘린 채로 전시되어 있다. 이는 캄보디아인들이 강성해 지기를 두려워하는 태국인들의 소행이라 한다.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다면 저 불상을 치우고 멋지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돌로 이루어진 사원 곳곳에 밋밋한 돌로만 채워진 곳은 없다. 섬세한 조각이 되어 있고 그 조각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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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아주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지금은 사고의 위험이 있어 출입이 금지되었다. 이렇게 가파르게 만든 것은 천상계이기에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오라는 뜻이란다. 이곳에 들어갈 수 있었던 사람도 별로 없었을 텐데 그나마 바짝 숙이고 들어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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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천상계에서는 사원 곳곳이 훤하게 내려다보였다. 알록달록 줄지어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마치 개미가 떼 지어 움직이는 것 같다. 세계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찾는 것을 보면 크메르인들의 피와 땀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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