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읍 민속마을에서 성읍-수산 간 도로를 따라 수산 방면으로 조금 가다가 알프스 승마장 옆 시멘트 포장도로로 들어가면 영주산을 오르는 동쪽 출입구를 만나게 된다. 326 미터나 되는 오름은 중반부의 계단길을 제외하고는 경사가 높지 않아 아이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제주에는 산으로 끝나는 오름이 산방산과 두럭산 그리고 영주산이 있다. 영주산은 '신선이 살았던 산'이라는 뜻으로 오름이 아닌 산으로 불린다.
오름을 오르는 길은 두 가지다. 소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면서 걷고 싶다면 계단으로, 편하게 초지를 걷고 싶다면 왼쪽 초지로 오르면 된다.
계단 끝은 초지로 연결이 되는데 바로 옆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만나게 된다. 우리가 바로 옆을 지나도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풀만 뜯고 있다. 한 발 한 발 오를수록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된다. 이 모습 때문에 '제주의 알프스'라고 하나보다.
탁 트인 중산간과 바다를 바라보며 내려오는 하산길은 짜릿함마저 느껴진다. 올라온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있어 힘들기는 하나 오솔길과 삼나무 숲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보행약자는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는 것이 좋다.
오름을 오를 때 풀을 뜯느라 정신이 없던 소들은 이제는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떤 녀석은 식곤증에 꼬박꼬박 졸기까지.
목가적인 풍경 속으로 빠질 수 있어 좋은 영주산을 오를 때는 잘 살펴보지 않으면 소똥을 밟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