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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ug 16. 2019

제주 남부권에서 만나는 소소한 여행지

쇠소깍, 하논, 걸매 생태공원,  

서귀포시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가 쇠소깍이다. 효돈마을을 뜻하는 '쇠', 연못을 뜻하는 '소' 각은 접미사로서 끝을 의미한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연못에서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제주 전통 나룻배나  테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오랜만에 연예 시절 기분을 내기 위하여 나룻배를 선택하였으나 주변 바위나 나무들에 대한  해설을 듣기 위함이라면 테우를 타는 것이 좋다. 배를 타지 않고 전망대에서 연못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조차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코끼리 바위 


장군 바위 



테우는 제주도에서 작은 물고기 떼를 잡을 때 큰 어망을 던져 잡아 올리던 배로 해녀들이 깊은 바다로 나갈 때도 테우를 띄어놓고 물질을 했다 하나 지금은 관광용으로만 쓰인다. 옥빛 바다에서 타는 투명카약과 달리 아늑한 연못에서 타보는 나룻배도 신선하다.  


뒤쪽의 네모난 배가 태우


제주 방송을 보다 보면 자주 들리는 말이 '4.3 유족들의 문제'와 '하논 분화구 복원'에 대한 캠페인 광고다. 생소한 광고방송을 듣고 찾아본 곳이 하논이다.



용천수가 쏟아지는 땅이 화산 때문에 생성된 분화구란 것을 모른 채  서귀포 사람들은 동쪽을 뚫어 물을 빼고는 대대로 벼농사를 지어왔다. 학자들에 의하여 이곳이 마르형 분화구로 판단되고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자 복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르형 분화구란 넓고 얕으며 깊지 않은 호수가 생긴 곳으로  이곳 분화구의 둘레는  3700 미터, 넓이가 127만 제곱미터나 된다 하니 백록담보다도 넓다. 


 '하논 분화구 복원'은 문대통령의 선거 공약까지 되었고 제2공항 설립과 더불어 들썩이고 있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 구간에서도 수령 100년 추정하는 황칠나무가 불법 벌목되어 환경 단체들이 반대에 나서 몇 번이나 공사가 중단되었다. 우리의 아름다운 섬 제주도는 개발과 복원을 두고 들끓고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여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서귀포시 서홍동 천지연 폭포 상류에 있는 걸매 생태공원은 솜반천의 물소리가 들리는 공원이다.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 나무데크길은 저녁 산책길이 되고, 솜반천 웅덩이는 아이들의 물놀이터가 되고, 땀 흘리며 운동할 수 있는 축구장이 두 개나 있고 동쪽에는 담장에 그려진 벽화가 있는 걸매 예술마을도 있다. 

걸매 생태공원은 매화꽃으로 단장하는 봄이 가장 예쁘다 한다. 





걸매  예술마을



풍차 돌아가는 풍경이 일품인 신창 해안도로를 가다 해안가가 예뻐서 우연히 차를 멈춘 곳이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근처 해안가에 있는 신도 2리 공원이다.


현수 상 


해안가에 있는 도구리와 마을 이름으로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한 내용은,

하늘나라 선녀들이 연회 준비를 하기 위하여 해산물을 구하러 신도마을 바다로 내려와서 해산물을 넣어 둘 곳을 찾다가 도구리를 발견하고는 해산물을 넣어두었다. 그때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이순덕이라는 처자가 가뭄과 흉년 때문에 살림이 매우 어려워지자 도구리 근처로 물질을 하러 왔다가 물이 빠지는 것을 모르고 놀다 도구리에 갇힌 세 마리의 거북이(옥황상제와 서왕모, 동해용왕의 아들)를 발견한다. 첫 번째 거북이를 풀어주며 거북이가 소원을 물으니 순덕이는 오직 아버지의 병이 낫기를 바라자 거북이는 '마을 해안가 모래밭에 물이 솟아나면 그 물을 떠다 드리라'라고 했고, 두 번째 거북이는 일 년 후 성인이 되면 돌아와 지아비가 되겠다고 했고, 세 번째 거북이가 묻자 순덕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으니 더 힘든 사람을 위하여 소원을 남겨 놓겠다 하였다. 


물론 아버지는 도구리 물을 마시고 병이 나아 건강하게 장수하셨고 그 후 이 도구리는 '무병장수 도구리'라 하고, 물이 나온 곳은 '모살물'이라 하며 동네 사람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였다. 이듬해 성인이 되어 순덕의 남편이 된 서랑 모의 아들은 차츰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자 남편의 고향처럼 복숭아나무를 잔뜩 심으니 무릉도원과 같아 이곳을 신도(新挑)라 부르며  마을 곳곳에는 아직도 복숭아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순덕 상과 작은 도구리 (돌로 된 큰 그릇)


운이 좋으면 돌고래와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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