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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Nov 07. 2019

내장산 단풍은 이번주가 피크!

예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 탓에 늦게 시작한 단풍 소식은 설악산과 속리산을 거쳐 이번 주말쯤에는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는 정읍의 내장산을 불태울 것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곱게 물든 내장산의 화려한 모습은 이 가을 놓쳐서는 안 될 절경이다.



기온이 내려감에 따라 엽록소가 파괴되고 엽록소에 가려져 있던 색소가 나타나는 것이 단풍이다. 나뭇잎 세포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타닌 등의 양에 따라 빨간색 또는 노란색을 띠며 몸살을 앓고 나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하여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누가 이토록 환상적인 색감으로 유혹하는 가을 단풍이 봄꽃보다 못하다 하겠는가?



내장산 단풍은 굳이 산행을 하지 않아도 만끽할 수 있다. 매표소부터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터널에 심어진 108그루의 단풍나무는 자세히 살펴보면 별 모양 같기도 하고 또 어린아이 손바닥 같기도 하여  앙증맞기 짝이 없다.  무장애 길로 이뤄진 단풍터널은 남녀노소 누구나 갈 수 있는 데다 금선계곡을 타고 내장천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경치 또한 뛰어나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또 사진을 찍느라 기다려야 할 때도 많지만 누구 하나 성을 내는 사람이 없다. 그냥 그 자리에서 펼쳐진 풍경을 조금 더 감상하면 되기 때문이다.




노약자를 위한 순환버스(금선교~ 케이블카 앞까지 2.3 킬로미터, 편도 천 원)를 운행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편도만 버스를 이용하고 꼭 단풍터널을 걸어보기를 권한다.


단풍길에서 만나는 넓은 호수 안의 정자는 잔잔한 수면 위로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또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어 우화정이라 불리는 정자는 2016년 조선시대 전각으로 재건된 것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 새벽안개가 자욱할 때의 환상적인 우화정을 담기 위하여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신선제는 내장 산성에 있는 제방으로 승군과 왜군이 싸웠던 역사적인 장소로 제방이 오래되어 낡게 되자 자연석을 쌓아 폭포를 조성하여 신선 폭포가 되었다.


보행이 불편한 사람이 산행을 하지 않고도 내장산 전체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많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정상에서 붉게 타는 내장산을 볼 수 있어 좋다. 주말쯤 펼쳐질 만산홍엽의 내장산이 기대된다.




내장사는 동쪽으로 장군봉 연자봉 신선봉, 남쪽으로 영취봉 연지봉, 서쪽으로 불출봉 서래봉 등에 에워싸여 봄에는 꽃으로 여름에는 녹음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또 겨울에는 설경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러나 정유재란과 한국전쟁 때 전소되었던 아픔을 간직한 사찰이다. 




내장사는 또한 호국의 성지다. 성주 충주 춘추관사고에 보관되었던 조선왕조실록이 모두 소실되고 전주 사고본만 남게 되었을 때 경기전 참봉인 오희길은 손흥록 안의와 더불어 전주사고에 있던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조선왕조실록을 내장사로 옮김으로써 조선의 역사 기록을 지켜내었다.





곧 떨어져 버릴 예쁜 단풍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가능하면 주말이 아닌 평일 이른 시간에 간다면 좀 더 한적하게 그 아름다움을 눈으로 가슴으로 가득히 담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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