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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의 세상 Apr 01. 2020

일몰이 아름다운 태안 한 바퀴

신두리 해안, 천리포 수목원, 안흥성, 안면암, 운여 해변, 꽃지해변

  

바닷물이 빠져나가 드러난 넓은 신두리 해안,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너무 예뻐 얼마나 걸었는지. 그 아름다운 해변에는 모래사장을 도화지 삼아 예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은 조개와 불가사리 그리고 조개를 줍고 있는 몇몇 사람들뿐이다.   눈부신 수변 풍경에 젖어 있을 때 귓가에 봄을 알리는 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정말 봄이 왔구나!




바람과 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래사장은 꽤나 단단해 발자국조차 남지 않는다.  몇 년 전 이곳에서 바다 승마를 즐기던 사람들처럼 달려보고 싶다.




해안 끝에는 강한 바닷바람이 모래를 쌓아 산이 되어버린 해안 사구가 있다.  한 번도 가지 못한 사막에 간 듯하다.


해안사구는 바람으로 만들어졌기에 수시로 그 모습이 변하고 있다



바람이 만들어 놓은 모래 물결


해안 사구 안쪽에는 겨울에도 푸르른 곰솔과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바다에는 푸른 파도가 육지에는 황금빛 억새가 넘실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은 이곳에는 오직 우리뿐이다.





천리포 해변 근처에 아시아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라 선정되었던 천리포 수목원이 있다. 해변 옆에 있어 나무와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사립수목원을 처음 세운 사람은 식물학자가 아닌 미군 장교 출신이었던  민병갈 박사다. 다른 수목원에 비해 그리 넓지는 않으나(18만 평) 만 삼천여 그루의 나무와 풀등이 식재되어 있다.





수많은 나무들을 등지고 바라보는 한적한 해변이 있어 독특한 천리포 수목원.


태안군 정죽리 해안길을 따라가다 안흥마을 뒷산 쪽으로 옛 성곽의 형체가 뚜렷이 남아있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지어진 안흥성이다. 태안 안흥에서 직선거리 두 시간의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요, 숲이 무성하여 임금님들의 사냥터로 이용되었던 곳이며, 잦은 왜구의 침략을 방어하던 군사적 요충지였다. 성의 높이가 3~4미터에 둘레가 1500 미터나 되었으나 동학 농민혁명 당시 많은 부분이 소실되고 지금은 입구만이 남아 있다.



북문 언덕 위에 있는 태극 사는 백제 무왕 34년에 지어진 절로 중국 사신의 무사항해를 빌며 국난 시 의병을 관할하는 호국불교의 요지다.


태국사 옆으로 옛 성벽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안면도 연육교를 건너기 전 독특한 다리가 눈에 띄는 곳이 드르니항이다. 우리말의 '들르다'에서 따왔다는 드르니항에는 이름만큼 예쁜 꽃게 다리가 있다. 드르니항과 백사장을 잇는 인도교는 대하랑 꽃게를 형상화하였다.



밤에 더 멋있는 꽃게 다리



조계종 금산사의 말사인 안면암은 천수만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2,3층 건물로 지어진 큰 법당들과 거대한 불상이 있어 암자로 불리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특히 바닷물이 가득 찼을 때 여우섬까지 이어진 부교를 건널 때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하다. 오랜만에 찾은 여우섬에는 전에 없던 부상탑이 새롭게 세워졌다.   


안면암 전경


법당 주변에는 많은 불상과 불탑이 있다.


해 뜰 무렵 대웅전에서는 여우 섬을 배경으로 멋진 일출을 담을 수 있다


부상탑이 세워지기 전 만조 시의 여우 섬


여우섬의 부상탑


바닷물이 빠져나가 바다 위로 부교를 건널 수도 물에 뜬 부상탑을 볼 수도 없었으나  여우섬 구석구석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해변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해와 소나무 숲의 반영을 담기 위하여 물때를 맞춰가야 하는 곳이 운여 해변이다. 그때가 아니라면 썰렁하기조차 한 해변에는 몇몇의 캠퍼들만이 있을 뿐이다.



노을 진 운여 해변



소나무숲 뒤편 바닷길


안면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인 꽃지 해수욕장은 완만한 수심과 울창한 송림이 있어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여름 피서객이 아니더라도 멋진 일몰을 보기 위한 관광객과 할미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담기 위한 사진작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오메가를 보아서였을까? 볼거리가 많아서였을까? 태안에서의 하루 알차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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