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은 종목으로 나눌 수 있다. 스피드, 리드, 볼더링 세 가지로 구분할 수가 있다. 세 가지 종목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볼더링이다. 8~12개 정도의 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작점과 종점이 정해져 있는 경기다. 중간에 가는 방법은 선수들 개인의 역량에 따라 푸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볼더링은 하다 보면 내 몸을 구겨야 잡을 수 있는 문제들도 나온다. 그럴 때면 뻣뻣한 몸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가 없다.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할 때 삼각자세를 할 때부터 내 골반은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골반을 열고 벽에 착 달라붙어야 하는 자세인데 굳어져버린 골반 때문에 도저히 활짝 펴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다. 헬스장 등록까지는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비용 문제도 있고, 내가 계획을 잘 짜서 헬스장과 클라이밍장 가는 비율을 잘 조절할 수 있는지 걱정이었다. 두 곳 다 등록해도 결국 클라이밍장에 더 많이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제목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 몸이 유연해지기 위해선 '요가'를 해야 될 것만 같았다. 요가의 동작들을 살펴보니 몸 구석구석 잘 열리지 않는 부위를 조금씩 열리게 만들어 줄 것처럼 보였다. 내 예상대로 요가는 몸 구석구석을 열어주는 동작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서 학원으로 곧장 가기가 두려웠다. 나 빼고 다 여자일 것 같고, 방귀 마려우면 뀌지도 못하고,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유튜브로 설명을 잘해주는 분 영상으로 독학하기 시작했다. 기초 30분 스트레칭 영상인데 체감상으로는 50분 정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 몸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굳어 있었다.
너무너무 아팠다. 땀이 줄줄 흘렀다. 10초만 참아보라는 선생님의 음성이 싫었다. 힘들었다.
볼더링 문제를 잘 풀고 싶어서, 더 강해지고 싶어서, 더 높은 레벨의 문제를 풀고 싶어서 참고 참았다. 잘 안 되는 동작들도 억지로 따라 하면서 안 쓰는 근육들을 계속 움직여줬다. 정말 신기하게도 몸이 그 자세를 기억하면서 점점 오랜 시간 동안 할 수 있게 되었다.
몸을 구겨서 다음 홀드를 잡거나 허리의 힘으로 상체를 돌려서 다음 홀드를 잡아야 하는 문제들이 고난도 문제들에서는 많이 나온다. 근력도 있어야 하고 균형감각도 있어야 깰 수 있다. 요가를 하지 않았더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클라이머 여러분 몸을 좀 더 유연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요가를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