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 온 쌀쌀한 겨울의 아침입니다. 입동이 지나고 비가 자주 오면서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요즘이죠.
아침에 일어나면 차가운 공기가 바닥에 깔려있어서 침대 밖으로 나가기가 두렵습니다. 침대 안에서 꾸물거리기를 10여분 정도 하고 침대 밖으로 몸을 내던지면 가장 먼저 옷걸이에 걸려있는 후리스를 찾습니다. 그리고는 전기포트에 물을 담아 뜨거운 물을 찬물과 섞어서 한 잔을 마십니다.
그리고 목을 가다듬고 ‘헤이 카카오’라고 말합니다. 라디오를 틀어달라고 부탁하죠. 그리고는 나갈 채비를 하기 위해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옷을 입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일반적인 루틴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이 루틴에 ‘산책’을 추가해봤습니다. 첫 날에는 뭔가 새로운 걸 도전하니까 할 만 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멘탈이 약한 저는 바로 다음날부터 귀찮음을 느껴버렸습니다. 더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따라해서 그런지 저의 의지는 쉽게 꺾이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도 3일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나갔습니다. 또 막상 나가면 기분은 상쾌해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 반복이 7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지금 3주차를 맞이하였고, 3주동안 비가 오는 날 빼고 매일 아침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3주 동안 산책을 하면서 느낀 3가지의 산책 장점을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1. 몸의 근육과 정신이 맑아짐을 느낍니다.
다른 계절은 아직 모르겠지만 늦가을, 겨울의 아침 산책은 정신이 확 듭니다. 천천히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관지와 내장들이 신선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작은 성취감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아 내가 오늘 아침에도 어찌어찌 나왔구나. 장하다’ 그리고 좀 추워도 두꺼운 패딩과 기모바지를 입고 조금 걷다보면 몸에서 열을 뿜어냅니다. 그 열이 느껴지면서 살짝 땀이 나는 듯함을 느낄 때 ‘아 내 근육들이 찌꺼기들을 태우고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몸도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이 많구나.
제가 걷는 산책로 중간지점에는 작은 공원과 운동기구들이 있습니다. 저 나름 일찍 나왔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미 그곳엔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화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건강할 수 있을 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구나. 느낍니다. 산책을 빼먹지 말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얻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제 나이 또래의 분들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3. 소화가 잘 됩니다.
산책을 하기 전엔 출근 시간에 맞춰서 아주 빡빡하게 움직였습니다. 최대한 잘 수 있는 만큼 자고 후다닥 씻고 나가기 일쑤였죠. 그런데 산책을 하고 나선 적어도 산책시간이 30분에서 길게는 50분정도 되기 때문에 일찍일어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산책을 다녀오면 허기가 지는데 아침까지 간단하게 챙겨먹게 되었습니다. 아침 루틴이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소화가 잘 되고, 응아도 잘 나오게 되었습니다. 신경이 예민하신 분들은 하루 중 좀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면 아침부터 배가 아프고, 소화도 안 되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그게 좀 줄어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사소한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전 날 저녁에 일찍 자기, 물 섭취가 늘어남 등 선순환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맨처음에는 무작정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기, 새벽 5시에 일어나기 같은 목표를 적어놓고 그걸 실행하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그 목표 과정에서 왜 그걸 해야 하는지 그걸 모르니까 잘 못 지키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왜 그 시간에 일어나야하는지, 뭐 하려고 그 시간에 일어나야하는지에 대해 적어보고 그걸 뇌가 인지하고 있어야 몸이 움직였을 때 말을 잘 듣는 것 같습니다.
추가로 걷기가 좋은 이유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하정우가 쓴 책 ‘걷는 사람 하정우’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