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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피디 Apr 04. 2018

벚꽃 날리는 4월, 쉬엄쉬엄 2박 3일 도쿄 여행

사실은 카페투어. 나른한 햇살에 라떼 한잔.

1월이었던가. 문득 출장 말고 '여행'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기를 좀 내려 놓고 아무것도 안찍어도 되는 그런 시간.


그리고 또 문득 도쿄에 가고 싶었다. 한번도 호기심이 없었던 나라인데, 벚꽃피는 이번 4월엔 꼭 도쿄에 가서 진한 라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표는 단 두개. 벚꽃을 보는 것,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

2박 3일의 짧은 일정 내내 도쿄의 햇살은 눈부셨다.

'사진을 찍지 않는 여행'이 목표였지만, 간혹 너무 예쁜 씬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벚꽃은 다행히 지지 않았다.

꽃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신주쿠 교엔은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반겨줬다.

가끔은 풍경보다, 풍경을 배경으로 얹어지는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벚꽃을 원 없이 즐기게 해준 교엔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맛있는 라떼 사냥에 나섰다.




본격적인 커피투어 4

두번이나 들렀던 오모테산도

일단 오모테산도에 갔다. 도쿄에 왔으니 그래도 #블루보틀은 먹어줘야지 하면서.

그런데 웬걸.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다. 역시 유명해진 곳은 가는 게 아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냥 나왔다.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분위기도 중요한 법이니, 내 소중한 하루 카페인 할당량을 이 곳에서 채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은밀한 곳을 찾아다니기로 한다.

#푸글렌(FUGLEN)은 오모테산도에서 좀 떨어져 있다. 블루보틀만큼 한국인들이 넘쳐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역시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야외에 앉아서 먹는 이런 분위기는 좀 괜찮다.

라떼를 한잔 시켰다. 산미가 강한 원두라고 해서 원샷으로 시켰는데 너무 밍밍했다. 밍밍해서 그런지 우유가 더 달게 느껴지기도 했다. 회사 대표님이 워낙 좋아하는 스타일의 집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갔으나 내 입맛에는 그닥.

근데 바리스타가 잘생겼다..^^

안에도 앉을 공간이 있지만 협소하다. 원두도 팔고 있다.


푸글렌에도 약간 실망한 나는 '대놓고 라떼를 내세우는 집'에 가보기로 한다. 바로 #라떼스트(LATTEST)다.

오모테산도에 있다. 일단 외관부터 합격이다. 내가 상상했던, 햇살이 가득 비치는 골목 안 조용한 카페. 딱 그거였다.

캬. 바에 앉아 있는 무심한 두 사람의 뒷모습까지 완벽해.

딱히 먹기를 권하지 않는듯한 이 무심한 쿠키와 케이크 케이스들도 좋다. 이번에는 아이스라떼를 시켰다.

합격이다. 일부러 샷을 물어보고 추가하지 않고 주는대로 먹어봤는데 적당히 진한 것이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한잔씩 마시고 싶은 라떼스트.

맘에 들었으니 원두를 샀다. 내일 아침에 회사 사람들이랑 먹어봐야지.

카페 곳곳이 감각적이어서 좋았다. 빈티지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분위기. 사람도 많지 않아서 조용히 나른하게 라떼 한 잔을 하기에 딱이었다. 도쿄에 다시 간다면 꼭 들르고 싶은 곳 TOP.


도쿄 카페투어 마지막 코스는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커피마메야(KOFFEE MAMEYA)

간판도 없다. 구글맵 없었으면 어쩔뻔 했니.

내부는 굉장히 좁다. 약방(?)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그런 카페는 아니다. 마치 약국에서 처방전에 따라 약을 지어주듯, 한 사람 한 사람 원하는 원두를 세심하게 추천해준다. 시음해볼 수 있고, 테이크아웃 가능하다.

내가 사기로 한 원두 먹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산도가 적고 진한 맨 아래 왼쪽에서 두번째 Kiunyu를 구입했다. 150g에 2,200엔. 이것도 내일 회사에서 먹어봐야지



역시 별 계획 없이 떠나는 짧은 여행은 힐링이다. 그런 힐링 여행에 목표는 단순할수록 좋고.


도쿄라는 도시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한게 사실이지만 '도쿄에서 꽃을 보고 라떼를 마시겠다'는 목표에는 너무나 충실했던 2박 3일. 재충전 충분히 하고 회사로 돌아갑니다!


아래 먹방을 통해 얻은 살들과 함께....


2박 3일인데 이렇게나 먹을 수 있는거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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