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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다 잠든 밤에

by 혜령


사연은 어렴풋한데 마음만 아프다.

흩어진 단어 속에서 기억의 조각들이 공유되는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도무지 무슨 일이 일어나

시인은 그렇게 검고 빛나며 차갑게 끓어오르는지.

자꾸 쓸어내리고 더듬어도 알 도리가 없지만

밤늦도록 아프고 그 아픔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깨고 해서

다시 시집을 펼치고 뛰어들어 간다.

이 아픔의 공유를 원한 것이라면 가히 찬란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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