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망자

by 혜령


늦은 도착에 너는 이미 가고 없다.

너무 일찍 온 너는

오래 기다리다 떨어졌다.

한 잎 한 잎 아끼며

떨어졌지만 기어이 다

떨구고 남기지 않았다.

흔적도 없는 그 자리 끝에 붉은 얼굴로 당도하였는데.

속 마음을 온전히 내 보이며 흔들리는데.

고개를 숙여보니 너의 사정이 분주했던 마른자리.

서러운 마음 보라고

두고 갔나 보다. 그냥 오래 보라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