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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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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령
Nov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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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말자
깊은 강을 건너기 위해 얼음을 깨는 일이 두렵다면.
높은 담을 뛰어넘기 위해 전 속력으로 달리는 일이 무모하다고 느낀다면
사랑하지 말자.
어두운 밤이 침묵 속에 한 방울씩 빠져나가 창백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다면.
부재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마지막까지 가는 일에 지쳐있다면
사랑하지 말자.
내 마음에는 너무 가득하고 너의 마음에는 너무 가볍다면.
한잔의 술, 한 번의 환기, 그것이 잊히는 일이 잦아진다면 사랑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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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얼음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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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새로운 한살을 시작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일상의 파도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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