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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티브에서의 야심
by
혜령
Apr 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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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마주 보는 호텔.
역에서 오는 길은 조금 멀었지만 아주 좋은 위치이다. 피카소 미술관도 가까이 있고 산책로와 파도소리는 휴양지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마르세유에서 앙티브로 앙티브에서 생 폴 드방스와 칸.
그리고 니스와 모나코.
에즈와 망통으로 나는 다시 돌아올 것만 같다.
소박한 골목이나 해변가 어느 낡은 주택에 세를 들어 살기로 했다고 아이들에게 메일을 보낼 것 같다.
잠깐의 여행으로 왔지만 그래서 여벌 옷도 변변치 않지만 사계절을 머물다 가겠노라고 적어서.
주말에 열리는 장에 나가서 조금씩 필요한 옷가지와 식품을 사고 자주 가는 빵집의 친절한 아가씨와 인사를 하며 지낼 것 같다.
한국에도 놀러 오라고 엉성한 불어로 청할 수도 있겠다. 아직 젊으니 많은 곳을 다녀보라고.
야채 가게에 오후는 노을이 차려놓은 식탁이 이미 가득해서 양파와 호박만으로도 충분하겠다.
따뜻한 수프를 끓이고 흰밥을 해서 몸과 마음을 안아주는 저녁을 자주 만
나
겠다.
가끔은 책을 보내 달라고 아이들에게 부탁을 하고 손꼽으며 한글 책을 기다리는 날도 있을 것이고.
삶의 어디쯤에 반짝이는 야심이 아직 살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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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새로운 한살을 시작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일상의 파도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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