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을 자아내는 일정한 시점 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무엇을 보라는 거야?라고 느끼는 순간 서서히 알게 되는 불분명한 경계의 공백들. 창문은 삐뚤고 음식이 담긴 접시는 반도 안 나왔지만 그다음의 이야기가 차고 넘치게 들리는 것이다. 마치 그 골목에 걸어 들어가 작은 식당의 문을 열고 이미 그가 시켜 놓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 기분이 든다. 사진에 담아두는 것은 통로일 뿐이고 더 많은 일들은 사진 밖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느끼고 상상하게 한다.
사진은 기록의 기능이 크지만 그의 사진은 상상의 기능을 확대해 놓았다.
그도 인생에 대하여 사는 것과 죽는 것에 대하여 많은 생각과 의문을 짐처럼 지고 있었나 보다. 그것이 무거워서 한번 발이 빠지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까 봐 쉼 없이 떠나고 돌아오고 또 떠났나 보다.
물레에 손을 찔리는 장면처럼 그는 카메라를 찾았다. 아니 카메라가 그를 불렀고 그는 아무런 의심도 계획도 없이 물레로 가까이 가서 손끝을 바늘에 찔린다. 세상이 열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각자의 마음이 닿는 세상은 정해져 있고 , 아마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음악실 창고라는 의외의 곳에서 찾은 그의 세계는 지금의 길을 열어주었고 빛나며 빛나지 않는 단단함과 허술함을 적절히 이야기하는 나의 물레 바늘이 되었다. 기꺼이 바늘 끝에 손가락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