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나에게

눈부신 저녁

by 혜령


떠나왔으나 떠나고 싶은 열망에 잔을 기울인다.

누구도 마주 있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내어주지 않았던 빈자리의

환한 서러움.

눈부신 저녁 떠나는 길이 열린다.

이 열망이 스스로를 말리고 피우고 알곡이 되게 하였으니 피할 수 없는 길이 내게 열리는 것도 미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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