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와 트램

시간의 간극을 넘어서

by 혜령

숙소는 역 근처로 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무거운 짐을 끌고 낯선 도시를 가로지르는 것이 힘들다.

비엔나 공항에 내렸을 때 이미 오후였고 버스 한 번으로 시내로 들어와 중앙역 옆의 숙소에 체크인했다.

큰 창으로 트램이 달리는 거리가 보인다.

오늘은 당장 필요한 물과 우유 그리고 과일 등을 사러 나간다.

트램 D에 익숙해지기 위해 시내도 나가보기로 했다.

비엔나 시내는 링도르라고하는 순환 도로 근처에 대부분의 구시가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거의 트램을 타고 움직일 것 같다. 1857년,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성벽이 있던 자리를 허물고 도로를 만들었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대부분의 시내 유명지를 갈 수 있다.

일단 오페라 광장을 목적지로 하고 트램에 올랐다.

오랜만의 기억이 출렁이며 거리의 시간이 역류한다.

기억을 더듬어 오페라 광장 옆길로 들어가니 링도 르의 명물, 피아커가 보인다.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다. 비엔나 시내를 도는 오픈카정도의 느낌이다.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마부는 능숙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어린아이들이 줄을 지어 길을 건넌다.

그런데 아이들이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선생님이 차도를 막고 양팔을 벌리고 바리케이드처럼 서있다. 상당히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며 감동과 자극을 받는다. 강한 의지의 표현에 모든 승용차들은 안전하게 수긍하고 꽤 긴 시간 기다려준다.

아름답다.

트램에서 내려 마차를 만나고 승용차와 마차가 사이좋게 다니는 링로르 거리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시간과 세월의 교차와 융합을 경험하기에는 비엔나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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