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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간의 도시

꿈의 지도

by 혜령

도시의 길목에 도착하면 작은 지도에 집착한다.

마을의 곳곳을 연결해 놓은 그 그림은 내게 환영인사이고 설렘이다. 마치 그곳에 발을 닫고 걸어가는 듯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향방을 확인한다.

저장된 기억을 바탕으로 그 길을 찾아들어가면 지도만큼 친절한 골목의 바람이 마중 나온다.

돌아오려는 나는 자주 떠난다.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고 종점으로 달리거나 밤기차를 타기도 했다. 공항에 나와 사람들의 떠남과 돌아옴을 느끼며 나도 떠난다. 도시로 마을로 작은 골목으로.

골목의 다정함이 소곤거리는 이야기꾼이 된다.

담장에 나와 앉은 초록이 내어 놓는 그늘을 따라 이야기를 듣는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지도는 마을마다 도시마다 반가운 마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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