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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빛초록 Jul 20. 2024

너의 모든 것이 소중해

사소한 하나하나 모두가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움직임 하나하나가 이렇게나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50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모빌을 따라가던 이슬을 함뿍 담아 놓은 듯한 너의 맑은 두 눈

흘러나오는 노래소리에 맞춰 휘휘 바람을 살랑 가르던 너의 두 팔

한 껏 즐거우면 꼼질꼼질 기지개켜던 너의 열 발가락


어느 날 너의 두 손이 네게 있음을 알게 되던 날

호두만하던 두 주먹을 놀란듯 바라보던 너의 휘둥그레한 두 눈

그 손을 먹어보려고 한껏 크으게 벌리던 작은 입

겨우 굵다란 팽이버섯 머리만하던 발가락이 점점 자라

나름 가느다란 만가닥버섯 만해지던 날

허공을 갈라 버둥버둥 두 발을 잡고 엉덩이를 한껏 들쳐올려

발가락을 쪼옵쪼옵 맛보던 야무진 앵두입술


움직이는 장난감을 쫓아가는 바쁜 너의 댕그란 두 눈과

한 껏 머리를 들어올리느라 힘을 써 발그레 노을같이 물들던 뺨

조금이라도 앞으로 가려나 싶어 불규칙하게 버둥거리던 두 다리


드디어 앞으로 배를 밀고 가게 되던 날

누군보다 열심히 쭈욱 뻗어 밀고 당기던 팔다리

바닥에 깔린 배가 쓰라릴까 걱정하는 엄마아빠의 마음은 뒤로한채

여기저기 웃으며 빠르게 다니던 우리집의 슈퍼맨


할아버지의 커다란 엄지손가락을 작은 손에 넘치도록 처음 잡던 날

알록달록 고리 하나 손가락 사이에 처음 걸어 잡던 날

어느새 여러개의 고리 줄을 위아래로 찰랑찰랑 흔들며 베시시 웃던 날


매번 빼서 던지기만 하던 모양막대를 넣으려고

한껏 집중한 뾰족입술과 앙 다문 입, 한 곳을 빤히 응시하던 눈

가방 장난감에 종이 준비물을 쏙쏙 넣으며 즐거운 놀라움에

오~ 모아지는 입과 지켜올라가는 즐거운 갈매기눈썹


저녁 밥 먹고나서 조용하기에 뒤를 돌아보니

홀로 앉아 그림책을 정성스레 넘기고 있던 고사리손

동그란 뒷통수와 앙증맞은 몸통의 실루엣


쏟아지는 졸음을 참고 참다 거실 바닥에 토끼인형과 함께 쓰러져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린 천사같은 모습

얕고 따뜻하게 새어나오던 콧김

가만히 잠든 눈에 내려앉은 기다란 속눈썹

힘이 풀린채로 반쯤 쥐어져있는 고운 주먹손


걸음마를 시작하게 되던 날

쪼그려 앉아있다가 으이차! 하는 듯 일어설 때에 

결심에 찬 듯한 또렷한 눈빛과 땅을 꾹 눌러 빨개지던 발바닥

몇 걸음 옮기다 쓰러지며 놀랐다가 기어코 안겨서 해냈다며 웃던 네 밝은 웃음소리


손을 잡고 걷게 되던 날

중심을 잃을세라 엄마 아빠 손이 떨어져나갈 듯 세게 잡던 너의 손아귀

그리고 점 점 잡는 힘이 약해져가다

어느새 손을 놓고 홀로 씩씩하게 걷게된 네 모습

혼자 걸어가다 '나 혼자 걸어간다? 봤지? 나 대단하지?' 하는 듯

뒤를 돌아보며 씨익 ~ 웃던 장난기 가득한 미소


집 안 이곳 저곳을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즐거이 탐방하던 네 온 모습

공 풀장 안에서 공을 뒤로 던지며 "호허허~"호탕하게 웃던 활짝핀 얼굴

찰방찰방 물놀이 하며 "이히히~"하고 웃던 촉촉하고 반짝이는 얼굴

바쁘게 물장구 치던 열심인 두 발

비눗방울을 터트리려고 바쁘게 이리저리 나비처럼 춤추던 네 모습

노래에 맞춰 양쪽으로 몸을 흔들고 빙그르르 돌며 웃던 네 모습


너무나도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귀하고 소중한 너

네가 자라고 있는 모든 과정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적같은 일인지

엄마 아빠는 맘 속 깊이 감사함을 느껴.

앞으로의 너의 많은 사랑스런 삶의 자취에

엄마 아빠가 계속 감사함으로 함께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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