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만화의 시작을 함께 즐겨보자
이 이야기는 멕시코에서 발굴된 수수께끼에 싸인 돌가면에 얽힌 두 소년의 기구한 운명을 담은
모험담이다.
일본 만화 역사 속에서 가장 뛰어난 만화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피스 혹은 나루토, 드래곤볼과 같은 만화를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진짜 고수들이 인정하는 만화는 이 작품일 것이다. 만화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들어보고,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그 독특한 그림체는 누구나 알 것이다. 여러 명의 죠죠들과 함께 일어나는 그 거대한 이야기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는 전설의 명작.
이 글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1부 팬텀 블러드의 감상평이다.
어린 시절부터 원피스와 나루토와 함께 한 나는 일본 애니의 적대감이 없고, 오히려 매우 즐기는 편이다. 훌륭한 명작이 많은 일본 애니들이지만, 나는 내가 볼 작품을 고를 때는 꽤 엄격한 기준으로 애니를 고르는 편이다. 이 작품은 작화가, 이 작품은 평가가, 등등 여러 고민들을 거친 끝에 선택하는 사람이다. 죠죠도 이 많은 조건들의 막혀서 꽤 긴 시간을 미루고 있었던 작품이다. 이미 작품성으로나 화제성으로나 역상의 남을만한 명작인 걸 알고는 있었으나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번에 사이버펑크를 추천해 준 친구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죠죠를 추천해 주길래 친구의 픽을 믿어보고 죠죠를 감상해 보았다.
아직 1부밖에 안 보았지만, 꽤나 훌륭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했다.
평범한 스토리, 흡입력 있는 연출
사실 스토리 부분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요즘 나오는 주술회전이나 귀멸의 칼날과 같이 초반부터 몰입력 있는 스토리가 아닌 건 확실했다. 사실 초반 부분은 조금 지루하기까지 했다. 죠죠의 이름값 때문에 조금 참고 본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디오와 죠나단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데 사실 중간중간 이벤트가 크게 있는 것도 아니어서 최근 여러 애니들에게서 느끼는 스토리적인 도파인은 초반 부분에서 조금 부족했다.
그러나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참신하게 느낀 부분이 여러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죠죠의 시그니처인 자막이 대놓고 나오는 연출은 죠죠인 걸 알아도 정말 멋지고 매력적이게 다가온다. 후반부에도 약간 빈약할 수 있는 스토리를 멋진 이펙트와 연출들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걸 볼 수 있다.
전형적이지만 그렇기에 재밌다
사실 몇 십 년에 나온 이 작품에서 지금의 작품들처럼 심오한 주제와 이야기를 바라는 건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형적인 왕도 스토리이지만 그걸 풀어가는 부분이 매우 재밌다. 초반의 약간 지루함을 버티고 나면 죠나단의 성장과정부터 이어지는 박진감이 작품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어딘가 뻔한, 세상을 발 밑에 두고 싶은 악한 악당, 부모님의 원수. 그걸 막는 선하고 강한 주인공, 주인공을 돕기 위해 나타나는 전형적인 스승. 사실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걸 나타내는 캐릭터나 표현들이 뻔하지 않아서 너무 매력적이고, 요즘의 애니처럼 이상하게 반전시키고 꼬는 거 없이 쉽게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애니의 원초적인 재미가 더욱 증가한다.
스토리를 커버하는 매력적인 인물들
사실 초반부분만 봤을 때는 딱히 매력적인 인물이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공인 죠나단은 너무 착하고 무기력하고, 그의 악당 격인 디오는 그냥 단순히 악하기만 하다. 입체적이지 않고 캐릭터들이 모두 수평적으로 일차원적인 부분이 있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디오가 죠나단의 아버지를 죽인 뒤에는 캐릭터들의 매력이 크게 올라간다. 특히, 체페리는 전형적인 주인공을 돕는 스승의 입장이지만 진짜 듣지도 보지 못한 디자인과 느낌이 정말 멋지면서도 이상하기도 하는 게, 결국 너무 멋졌다. 죠나단도 체페리를 만나고 난 뒤에는 입체적인 모습을 보이며 성장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고, 디오 또한 완전한 괴물이 된 후에는 오히려 변함없이 쭉 악한 모습이 좋았고, 자신의 빠져있고, 죠나단에게 끊임없는 시기와 질투를 보여주는 부분이 딱 이게 디오구나 라는 캐릭터성을 만들어주었다. 그래도 나는 역시 이 남자. 스피드웨건. 이 인물의 매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나올 때마다 어쩔 때는 진중한데 코믹하고, 너무 좋다. 무언가 독자를 이해시켜 주는 작가의 분신 같았다. 이런 캐릭터를 처음 봐서 약간 당황하면서도 너무 캐릭터성이 좋아서 나올 때마다 웃으면서 보게 된 것 같다.
멋진 게 뭔지 아는 작품
이 작품을 다 보고 내가 느낀 건, 그래 이 작품은 뭐가 멋진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딱 필요한 부분에서 힘을 주며 독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환호할지 알고 있는 듯했다. 초반의 그 매력 없는 죠나단이 전투를 진행하며 성장하는데, 정말 너무 멋졌다. 죠나단은 탄지로처럼 화려한 검술을 가지고 있지도, 나루토처럼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캐릭터에서 나오는 태초의 선함과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멋진 건 캐릭터뿐만이 아니었다. 같이 나오는 음악은 또 얼마나 멋진지. 나와야 하는 순간 깔리는 멋진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내 마음을 울렸다.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구성
작품을 보기 전에는 죠죠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작품을 보고 난 후 나는 꽤 놀랐다. 하나의 구성의 하나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평소 애니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구성이라 나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제야 왜 애니의 이름의 모험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었다. 끝없이 이어질 죠죠들의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5점 만점에 3점
전형적이지만 재미있는 작품이며 죠죠라는 거대한 타이틀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팬텀 블러드 하나 작품만의 가치는 조금 떨어질지언정, 죠죠 1부라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빨리 다음 이야기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