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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라는 이름의 사랑 [ 라라랜드 ]

우리가 그리운 건 그대인가, 그때인가

by 송우



우리는 어디쯤 있는 거지?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사랑이라는 두 글자는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든다.

모두 시작은 드라마 같은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지만 그들의 종착지는 재각기 다르다. 뜨겁고 영원한 사랑의 약속 속에서 현실이라는 이름의 벽은 우리를 방해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완벽하지 못한 시절에 만난 가장 완벽한 그대에게,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며 그리워하는 건 그 시절 아름답게 빛나는 그대인가, 부족하고 미성숙했던 나의 그때인가.


이 글은 라라랜드의 감상평이다.




단순한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 이 영화의 깊이는 상당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은은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유로운 주인공들을 보며 관객들은 자신을 투영하고 상대방을 투영한다. 사랑이라는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마음이 울컥해지는 건 음악의 힘이고, 꿈을 좇는 청춘들의 성장을 응원하게 되는 건 배우들의 힘이다. 영화의 내용, 분위기, 연기, 음악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화 전체가 하이라이트이며 버릴 장면 하나 없이 완벽하다.


라라랜드 (2016)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대부분의 사랑이야기는 비슷한 내용이다. 두 주인공 모두 서로를 깊게 애정하며 현실이라는 다소 제한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막힘없는 사랑을 실천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컬영화라는 목록 속에서 몽환적인 느낌을 추구하지만 그 안에 내용은 정말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현실과 이상이라는 어쩌면 정말 동 떨어진 내용을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불편하지 않게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아름답고 따뜻한 음악들

뮤지컬 영화에 있어서 필수적인 건 역시 음악.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적절한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게 진행되었다. 영화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음악들의 퀄리티는 수준급이다. 재즈라는 공통적인 분모 속에서 주인공들의 감정과 상태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완성시킨다.


사랑을 해본 모든 청춘들이 아는 것

왜 항상 후회는 끝이 난 뒤에 오는 걸까. 그것이 단순히 사랑의 문제가 아니어도.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막힘없이 자유롭게 풀어낸다. 영화를 보며 각기 다른 생각들이 결국 공통적으로 모이는 모습에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어쩌면 오히려 덤덤하고 깔끔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더 큰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라라랜드 (2016)


깨기 싫은 꿈같은 이야기

카메라의 움직임과 음악의 흐름 속에서 시작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영화의 시작에서 느낀 놀라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영화에게 위로를 받기도 하고, 과거를 반성하기도 한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그러하듯, 바꿀 수 없는 과거가 있다는 걸 재차 확인하며 관객들은 왜인지 모를 씁쓸함을 느낀다. 사랑이라는 마음속에 있는 현실이라는 벽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 순간이 왜인지 모르게 원망스러운 순간이다.




5점 만점에 5점

재능 없이 낭만만 가득한 청춘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러브레터이자 상상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슬픈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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