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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배 Jun 09. 2018

부모가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처음 낳았을 때 꼬물대기만 했던 아가가 제 몸을 뒤집고 앉고 서고 걷고 뛰어가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은 굉장히 흥분되는 기쁨이다


모유 조차 빠는 힘이 버거웠던 아기가 묽은 죽을 먹고 과일을 빨아 먹다가 성인이 먹는 음식도 제법 소화해내는 과정 역시 격렬한 기쁨이다


울음 정도만 토해내던 작은 존재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려 손짓 발짓을 해대는 모습, 마침내 단어를 말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아이를 키우면 누구나 안다 인간은 어여쁘다는 것을


그 어여쁜 존재는 주변을 흡수하며 자신을 완성시키기에 나는 TV 뉴스 속에서 때로는 서글프게도 내 주변에서 그리고 더 참혹하게도 때때로 내 자신에게서도 아이를 함부러 대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 절망스럽다


물론 부모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아이에게 늘 좋은 것만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때로는 선을 넘는 일들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 전 내가 존경하는 분을 만나뵀다 여러 인문학적 드라마를 만들어내신 감독님이시다 최근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연출하셨다 나와의 관계는 밀회라는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빚어졌었다 그 때 이후로 가끔 뵙는데 늘 용기를 얻게 된다


이번에 만나뵀을 땐 내가 결혼/출산을 한 뒤인터라 감독님은 이런 말씀을 주셨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공적인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 말의 무게감이 참 좋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감독님은 또 서글프게도 부모가 자식을 길러내는 것은 30%정도다 나머지는 사회가 기른다 라고도 하셨다


그것이 부모의 한계. 일 수도 있겠다 또한 그것이 부모가 기필코 자식이 머물게 될 세계를 더 나은 세계로 만들어 내야하는 책무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고 또 굉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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