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강사 자격증을 품에 안은지 3개월이 지날 무렵,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내 뱃속의 태아는 18주를 향해 가고 있었다. 둘째라 그런지 제법 태동을 일찍 느끼게 해주었지만 임신 초기 구토, 어지럼증, 오한에 출혈 등 다양한 임신기 증상을 안겨준 터라 요가는 무슨, 스트레칭 조차 할 엄두를 못 냈었다.
그래도 안정기라 말하는 16주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슬슬 몸이 찌뿌드드한 것이 운동을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섰고, 마침 그즈음부터 시작되는 산전 산후 지도자 자격증 과정이 있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등록을 했다.
수업을 앞둔 어느 날, 너무 굳어버린 몸을 풀어보려고 매트를 펼치고 앉았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골반에 자극을 주는 건 나쁠까, 좋을까’
’배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될까, 될까’
’시르사아사나(머리서기) 같은 건 절대 하면 안 되겠지’
자꾸만 들어서는 의심들로 인해 결국은 목부분의 긴장감 정도 풀어내고 말았다.
3개월 동안 다시 굳어버린 햄스트링을 부끄러워하면서 들어간 첫 산전산후 요가 클래스에서 나는 과연 임산부에게 허용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부터 알고 싶었다.
그리고 이론 수업을 지나 실제 산모 수업의 시퀀스를 그대로 내 몸에 대입해 봤는데 생각보다 근력운동이 많았다.
“정말 이대로 수업해도 되나요?”
선생님은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임신기에는 오히려 운동량이 많아야 된다고 답했다. 나 역시 초반에 출혈이 있었지만 그런 특이사항이 없는 한 “임신 전 했던 모든 운동이 산모에게도 허용된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기도 했다. 다만 안정기에 들어서도 내 스스로가 의심을 하니 두려움에 주저했던 것이다.
“스스로 두려움이 없는 한 임신 전 했던 만큼의 운동은 웬만하면 해도 됩니다. 다만 산후에는 몇몇 제한되는 운동이 있지만 산전에는 거의 모든 아사나들이 허용된다고 보면 돼요.”
심지어 시르사아사나까지도 임신 전 했다고 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플라잉 요가도 가능하냐고 질문했는데 그 역시 산모가 편안하다면 안될 것은 없다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해먹에서 인버전을 하고 있으면 퉁퉁 부은 내 다리들이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자격증을 따자마자 임신을 해버린 탓에 나는 내 요가 인생에 제약이 생겼다고 생각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도 꽤 받았었다. 그러나 이는 내 스스로 만들어낸 제약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날의 수업을 통해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임산부라서 안될 건 뭐람. 한번 해보자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