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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Nov 06. 2023

힘들고 지친 당신에게도 아침이 와요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리뷰

어두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 하지만 '밤의 시간'이 지속되는 어떤 누군가에겐 아침이 과연 올 지 불안감과 걱정이 앞선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이렇게 답한다. "언젠가는 아침이 옵니다"라고.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내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한 간호사 정다은(박보영)과 자신이 근무하는 정신병동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담아낸다. 드라마는 정신병동 근무가 처음인 정다은이 고군분투하며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병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첫 회에 첫 장면부터 눈길을 끈다. 정다은이 자기 전, 그리고 출근하면서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최근 현대인들이 정실질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걸 알린다. 그러면서 다른 병과와는 달라 보이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자들의 복장, 풍경을 담아내 관심을 사로잡는다.


드라마는 정신질환이 '특이'하고 '나약'한 사람들만 겪을 거라 생각했던 정신질환이 사실 '평범'한 누구에게라도 감기처럼 찾아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조울증, 사회불안장애, 망상,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러면서 가볍지 않게 다루는 세심함을 드러낸다. 대중의 편견을 벗겨내는 과정이 워낙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보니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자연스레 이뤄진달까.



특히 이재규 감독은 정신질환을 겪는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판타지적인 기교를 섞어 시청자들에게 어떤 기분인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조울증을 앓고 있는 금수저 오리나(정운선)의 망각을 연기로 표출하는가 하면, 직장 상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심각한 사회불안장애를 얻은 김성식(조달환)의 행동은 과몰입하게 만든다. 또 정다은의 절친 송유찬(장동윤)이 겪는 공황장애를 화장실 칸 안으로 물이 턱까지 차올라 호흡하기 힘든 느낌으로 묘사해 공황장애를 실감 나게 표현한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수간호사 송효신(이정은)은 정다은에게 이 병동엔 커튼이 없어서 아침 햇살이 가장 먼저 쏟아진다고 소개하는데, 총 12회로 구성된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작용한다. 그는 정신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누구나 아플 수 있다. 곧 아침도 온다"라고 말하며 불특정으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정신절환을 겪는 현대인들의 고뇌와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울림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등장인물 간 관계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다은, 동교윤(연우진), 송유찬 삼각관계부터 명신대 정신건강의학과 사람들의 끈끈함, 환자들과의 다양한 교감 등이 극의 활기를 더욱 불어넣는다. 중간중간 클리셰 같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드라마가 전하려는 '편견 벗겨내기'에 도움을 주는 요소로 활용되기에 문제는 없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강점이다. 메인 롤을 맡은 박보영은 정신병동에 적응하면서 여러 고충들을 겪는 다은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극을 이끌어간다. 후반부 정다은의 서사가 가슴 아프게 다가옴과 동시에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건 박보영의 열연 덕분이다. 박보영 이외 연우진, 장동윤, 이정은, 이이담, 장률, 이상희 등 다른 배우들 또한 또렷한 존재감을 뽐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지난해 여름에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자폐 스펙트럼, 그리고 소외된 소수자들을 향한 인식이 개선되는 등 선한 영향력이 온 세상에 널리 퍼졌다. 그 바통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받아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을 바꿈과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따스함과 힐링을 안겨준다. 또 하나의 명작의 탄생이다.


★★★★



해당 글은 헤드라잇에서 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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