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단상>나만의 공간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

by 장소영

아이를 픽업해주고 주차장에 차를 댔다.

시동을 끄고 냉큼 내려 올라가려 했는데...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

요거만 듣고 올라가야지 하다가 한참을 그냥 차에 앉아있다.


내 집에 들어가도 그 곳이 온전히 쉴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

어지러져있는 일거리들!

설거지도 해야하고,빨래도 해야하고,널어야하고,빨래를 널려면 걸려있던 마른 빨래도 개야하는데 빨랫거리는 왜 그렇게 많은지...날씨가 눅눅하니 거실 바닥은 더 끈적거리는 것 같고...더 덥고 짜증이 난다.냉장고를 열어보면 딱히 먹을거리도 없는데 늘 뭐가 그득하게 들어있다..밑반찬도 좀 해놓아야하고...

눈에 보이는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그렇게 차안에서 한참을 앉아있다.창밖으로 보이는 모습이라고는 상막하고 어두침침한 주차공간안에 잠들어 있는 차들 뿐이지만 내 차안에 앉아 있으면 온전히 여기가 쉴 곳이 된다.

강의를 다녀오다 피곤하면 졸음쉼터에서 잠시쉬기도 하고...바쁠때면 편의점서 간단한 끼니를 사 먹으며 이동한다. 내 차안은 쉴곳도 되고,때론 식당도 된다.

그게 싫지 않다.아니 좋다.

폰에 저장된 음악을 듣기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복잡했던 문제나 언짢았던 일들이 조금씩 풀린다.

딱히 무슨 일이 있지 않아도 이렇게 차 안에 앉아 잠시 글을 쓰는 것도 참 좋다.


배가 고파졌다.

이제 올라가 큰 아들과 점심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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