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별책부록>미워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

그림책 <미운사람 버릴거야/ 노부미 글그림>

by 장소영

주는 거 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

'저 사람은 말을 왜 저렇게 해?'

'은근히 지 자랑이네.잘난 척하는 거 재수없어.'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 이유도 참 가지가지다.

그렇지만 대놓고 싫은 티는 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궁시렁거린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볼 땐 완전 꼴보기 싫은 밉상인데 친구가 있는 거 보면 참 희안해. 심지어 모임도 참 많네. '

그런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골치가 아프다.

'그럼,그 사람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젠가!'싶다.

별별 생각을 다 끄집어내어 괜한 반성을 한다.

'속을 좀 넓게 써야지 .' 자꾸 옹졸해지는 자신을 탓하게 된다.

도저히 자꾸 위축되는 내 자신을 다독일 방법이 없다. 그럴 때 쓰는 치사한 방법 하나!

남들에게 나의 감정을 얘기하면서 이런 마음이 드는 내 자신에 대해 속상해하고 힘든 기색을 내비치며 은근히 동조를 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뒷담화'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쿨하게 자신을 반성하는 척하지만 결국 '남 까기'수법을 쓴다.



내가 싫어하는 아니, 약간이라도 미워했던 마음이 들었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왤까? 뭐가 그렇게 얄미웠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흔히 말하는 감히 넘볼 수없는 사람,즉 '넘사벽'이라 느껴지는 사람이다. 존경하고 오마주하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와의 공통점을 찾으며 동일시 하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내겐 좋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 여겨진다.


내가 싫어하는 미운 사람들을 보면, 대충 이렇다.

나랑 비슷하게 출발한 것 같은데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미 이룬 사람, 나보다 못하다고 얕잡아봤는데 나보다 잘 나가는 것 같은 사람.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를 먼저 차지한 것 같은 사람.


그런데 이런 미움의 마음이 쭈욱 지속되는 사람도 있지만 순간순간 얄밉고 마는 경우도 많다.

다 좋은데 그것만 빼면 참 좋겠다 싶은 사람들!


너무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 대화가 참 일방 통행인 기분이 든다.

날 자꾸 지적하고 고쳐주려는 사람.프로 불편러다.

그러나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란 말처럼 그게 또 그렇게 쉽지가 않다.

'내 주변엔 왜 이런 사람들만 있어. 인복도 참 지지리 없지.' 싶어 관계를 소원하게 버려둔 적도 있었다.


필요 없는 사람있나요?
미운사람있나요?
그런사람들은 다 버려요.
인간 쓰레기통에 버려요.



사람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인간 쓰레기통이라니? 다소 강한 어조의 이 말을 들으면 놀라움과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간혹, 아니 어느 순간, 자주 ‘저 사람만 없었으면...’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인간 쓰레기통이란 표현이 거북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에 버리고 싶은 것이 비단 '미운 사람'뿐일까? 타인으로 인해 생기는 불쾌하고 불편한 내 마음까지도 이 쓰레기통에 싹 모아서 버리고 싶은 게 우리 보편적인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 든다.


'인간 쓰레기통','버리고 싶은 사람'


노부미 작가의 <미운 사람 버릴 거야>란 그림책의 첫 장면에 나오는 얘기다.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버리고 싶은 사람들을 하나씩 품에 안고 인간 쓰레기통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


잔소리만 하는 엄마,일하느라 늘 바쁜 아빠,내 마음을 몰라 주는 친구들,내 껏을 빼앗는 동생!!

아이들의 관계망에서 느낄 수 있는 미움과 상실감도 어른들 못지 않다. 아이들의 표정이 슬퍼보인다.


나이가 들고 관계의 폭이 넓어지면 좋아하는 사람도 그 만큼 많아지겠지만 사사로이 미운 사람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 많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미워하는 내 마음을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 앞을 얼마나 많이 서성거리게 까!



인간쓰레기통 앞에는 버리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마음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버려도 괜찮겠니?
지금 버리면 다시 만날 수 없을텐데...


아이들은 쿨하게 '네'라고 대답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쓰레기통 앞에서 망설인다.


우리는 어떨까? 우리가 버리려고 들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다시 생각해도 버려야 할 마음,버려야 할 사람이라면 과감히 던져 버려도 된다. 옷장 정리하다 보면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입을 거 같아서 다시 챙겨두는 옷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옷장 깊숙히 몇 해 더 쳐박혀 있다가 결국 버려진다.그런 것들은 버리고 나도 크게 생각나지 않는다. 있던 기억조차 가물가물해 진다.

하지만 던지고 나서 조금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이 들 것 같아 망설여진다면, 다시 잘 싸서 집에 가져오자.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 보자.

'왜 미워하는 마음이 들었는지!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왜 과감히 버리지 못했는지! 정말 그 사람의 문제였는지'


우리는 구나 서로를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다. 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무 당연한 마음이니까.

많은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평생을 살아가야하는 것은 어쩌면 신이 우리 인간에게 내린 '상'일 수도, 또 '벌'일 수도 있다.

미워하는 마음이 든 나를 탓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용서하고 좋아해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미움의 대상일 수 있으니까. 누군가도 나를 보며 '내 주변에 왜 이런 사람들만 있어. 인복도 참 지지리 없지.' 하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얘길 들으면 속은 상하겠지만 눈치보며 주눅들 필요는 없다. 억지로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진 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타인에게도 그건 자연스런 감정이니까.

'미워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 그런 건 잘 모른다.'


다만 미워하는 마음을 간직 한 채 오늘을 살면 우리들의 내일은 점점 그 미움의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무너져 내지도 모른다.


물론 신경쓰지않고 잘 살 자신있으면 그냥 그렇게 계속 살면 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 자신을 위해서 지금 당장 쓰레기통 앞으로 달려가 분리수거가 불가능한 것은 과감하게 던져 버리고, 버리기 망설여지는 것은 다시 챙겨와 애정하는 마음으로 쓰다듬어 보자.분명히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망설였던거 아닌가 말이다.


물론 다시 싸들고와 보니 '그 때 버렸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 올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버리고 싶은 ' 미운 사람'을, 그 사람을 버리지 못하는 '나 자신' 을 싸들고 계속 쓰레기통 앞을 왔다갔다 어정거리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사람과 그런 마음을 위해선 용서하고 노력하고 품어줘 보자.


어떤 사람, 어떤 마음은 일말의 미련도 없이 버려지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평생 우리를 번뇌에 휩싸이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게 그렇게 쉬운 거였으면 인생 참 깔끔할텐데 말이다.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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