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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미오네 Aug 30. 2019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건

내 하루의 편린들 10

by 선연



생각보다 문제이다.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니!

3년 사귄 연인과 헤어진 게 문제가 아니라 보고 싶은 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누군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은 설레는 하루를 만든다.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고 있든 말든 상관없다. 그저 나에게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면 난 하루를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요즘의 나는 공허하다.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공허함을 제일 먼저 맞닥트린다. 어쩌면 지금 내 삶이 바쁘지 않고 평화롭기에 드는 배부른 느낌인가. 

개운하게 잘 잔 것과, 오늘 재밌는 일이 계획된 것과는 결이 다르다. 내 어딘가에 구멍이 난 이 느낌은,

아무나 보고 싶어 져라 하는 생각을 가져봐도 쉽지 않다. 마음의 과정은 미묘하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은 다르다. 아이처럼 순수히 좋아했던 나의 베스트 프렌드들도 요즘은 보고 싶진 않다. 우정의 마음도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가족은 같이 살기도 하고 함께하는 시간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예전처럼 떨어져 있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땐 가끔 보고 싶었는데..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지 말고 그 마음을 나 자신에게 쏟아보자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랑을, 그 보고픔을, 나에게 쏟자고.

나는 나보다 타인에게 

더 쉽게 베풀고 

더 쉽게 이해하고

더 쉽게 관대한

측면이 있다.

이번이 스스로에게 사랑을 주는 법을 익혀야 하는 기회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쨌거나

이 세상에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니..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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