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나를 잃는 과정
이젠 나에게 안 좋은 신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대체로 이런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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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심장이 빨리 뛰며 가슴이 갑갑해지며 조여 오고 숨쉬기 곤란하다.
이 증상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덩달아 놀랐을 것이다. 근처 응급실로 몇 번이나 데리고 가준 동료에게 무척 감사하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짜증 나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자면 문득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 나쁜 사람들처럼 보여 혼자 짜증을 만들고 있다. 그렇게 기분 나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극심해지는 비교하는 마음
비교하는 마음이 비정상적으로 강해진다. 그 범주는 주변 사람들에서부터 말이 안 되지만 연예인들까지 포함되는데 비슷한 연령대면 모두 포함된다. 비교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위축되게 만들고 위축되면 우울해진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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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호들은 사실 마음의 상태라 볼 수 있다.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고, 미워했고, 마음이 불안했고 화가 쌓였다. 그 마음이 신체적으로 혹은 타인에게 반영되어 드러났다. 스스로 만든 화(火)를 뜨거워하면서 양 손에 계속 쥐고 있는 꼴이었다.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신호가 나타났음을 알아채고 객관화시키려 한다. 감정과 고통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 '아, 그래. 네가 오늘 많이 힘들었구나. 그럴 수 있다. 괜찮다' 나를 어르고 달랜다. 결국 마음이 편안하지 않는 게 원인이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니 불안했고 불안하니 짜증이 많고 예민해졌으며 그것들은 점차 얽히고설켰다.
우울감이 오며 무기력해졌고 점점 안으로 숨었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기 싫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가기 꺼려졌다. 지인들과도 되도록 만나기 싫어졌고 나의 얼마 없는 에너지마저 사람들에게 빼앗기기 싫었다. 방전된 배터리가 된 느낌이 자주 들고 잘 지내고 있다가도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굉장한 피로감이 몰려와 잠시 몸을 눕혀야 했다. ‘나는 왜 그러지, 누구보다 젊고 어린데'라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에게 폐를 끼쳐 미안해지고 꾀병 같아 스스로 더 작아졌다. ‘몸이 아픈가? 아니, 그냥 내 정신이 문제야. 아니, 마음을 고쳐 잡으면 되는 문젠데? 마음이 문제야.‘ 이렇게 보니 문제 투성이었다. 문제만이 산적했다. 점차 어쩔 바를 모르겠는 지경에 도달했다. 울고 괴로워하며 슬퍼할 뿐이었다.
어느 날은 밖에 나가 눈에 보이는 아무를 붙잡고 묻고 싶었다. 손목을 붙잡고 두 눈을 마주하며 묻고 싶었다. 어찌 살아내고 계시냐고. 하루의 시간이 나의 시간이 아닌 어디 끌려 다니는 시간 같지 않느냐고. 시간에, 직장에, 세월에, 관성에 이끌려 살아가고 있지 않냐고. 다른 분들은 자신의 힘으로 살아나가냐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어찌 계속 살아야 하는지 깜깜하다고. 너무 버겁고 힘들다고..
토로하지 못해 계속 안으로 곪아갔다. 그렇게 하루하루 치닫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