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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미오네 Aug 11. 2022

할머니, 팬티를요...

엄마의 엄마




할머니가 찮으셨다.

엄마신의  엄마를 려오셨다.




다리를 시술하신 할머니는 눕거나 앉아계셔야 했다. 엄마는 라디오를 부러 찾아 사 오셨다. 호가 상으로부터 파되는 양 라디오는 새것임에도 소리가 직거렸다. 마의 돌봄에도 어딘가 편치 않으신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불편했.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뭘까? 책장에서 그나마 활자가 큰 책들을 별해 침대 옆에 살포시 놓아 드다. 컬러링북과 색연필 드려 로운 취미를 소개해 드렸다. 그저, 혼자 계셨던 시골집보다 함께 있는 우리 집이 더 못나지 길 바랐다.




그로부터 또 며칠, 거실 바닥에 빨래를 널어놓고 앉아 할머니와 함께 를 접었다. 조잘거리는 두 개의 , 지런한 네 개의 . 갑자기 할머니께서 내게 조심스 셨다.

"그건 어떻게 접는 건가?"

부끄러움과 호기심, 궁금함 목소리였다.

"아, 이거요? 되게 쉬워요~"

내 손에는 팬티가 들려 있었다. 유튜브  실생활에 적용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풀어지지 않는 팬티 접는 방법이라해야 할까. 이 방법이성별 무관 어느 팬티라도 깔끔하게 접을 수 있다.

 팬티를 도로 풀 할머니께 시범을 보였다. 내 손에는 나의 팬티가, 할머니 손 나의 엄마, 즉 당신 딸 팬티가 놓다. 순서 맞춰 함께 접었다. 내 눈과 손을 번갈아 보는 할머니의 눈동자는 깊이를 모를 만큼 까맣게 반짝였다.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영상 속 어떤 이의 손만 보며 팬티 접기를 배웠고 이젠 내 인생의 몇 곱절을 살아오신, 하물며 강에서 물을 길어 와 집안일을 해야 했던 할머니에게  방법을 가르쳐드다.




그녀단숨에 방법을 다. 그러곤 돌돌 말린 팬티를 바닥에  개구쟁이처럼 소리 내 웃으셨다.




그날 이후 느 연휴 날 밤, 할머니 집 거실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무심코 난 할머니를 보았고, 그녀의 손에서 우리의 팬티 접기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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