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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미오네 Mar 22. 2023

기대고 싶어서 보고 싶어

오늘, 날, 좀, 데려가

날 괴롭히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요즘 집중하기가 힘들다. 집중을 방해하는 뭔가가 있다. 놀고 싶은가? 아니면... 


세월이 흐를수록 단단해져야 할 텐데 오히려 더 흐물거려지는 느낌. 보기엔 더 단단해졌지만 툭 치면 주르륵 모든 것이 흩어 내릴 것만 같다. 세상살이 만만치 않다는 아빠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나이 들수록 두 발로 혼자 서기 힘들다. 겉으론 제정신인 양, 속으론 의지할 곳이 극도로 필요하다. 무방비 상태로 웃음을 터트리고 싶다.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은 집어치우고 해맑게 -

 

오늘 하루종일 지원서 쓰기로 했는데 어지간히 지원서 쓰기 싫은 가봐. 음 아니, 나름대로 죽을 똥 살 똥 썼는데 떨어질까 봐 그게 싫은 거지. 거절과 실패의 두려움. 받아들이기 힘든 혹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의 결과를 마주하기 싫은 거지. 그건 내게 상처가 될 테니까... 아 넌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고 있구나. 뭐 누구든 상처받기 싫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받을지 안 받을지도 모를 미래의 상처 때문에 이 지금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망설인다니... 

 

일, 사실 하고 싶지? 이제 일 하고 싶지. 이젠 네가 원하는 게 정해졌지. 그러게. 참. 그 일을 한 번 해보면 좋을 텐데. 제대로 된 곳에서 배워 보고 싶은데 이게 이리도 어려운 일이다. 세상은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되면 좋겠다. 어제 엄마가 NO PAIN, NO GAIN이라 말씀하셨지. 이 고통을 넘으면 내가 바라는 결과가 나올까. 결과는 내 몫이 아니니 과정에만 힘써야겠지. 상당히 외롭고 고단하고 지단하고 지루하고 감내할 것이 많네. 그래, 말했지, 그래서인지 요즘 참 혼자 두 발로 땅에 서기 힘들다고. 정말로, 진짜, 이젠 버겁다고. 그래서 말인데... 잠시 우리 둘, 서로에게 기대서 있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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