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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구 Jan 09. 2023

e-커머스의 그린워싱

당신의 제품은 고객과 환경 문제 제대로 이해했는가


주말 아침, 전날밤 새벽배송으로 주문했던 음식이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느때처럼 현관문을 열었다. 

"식빵 반조각이랑 빵,식자재 두어개 샀을뿐인데 어떻게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을수 있는거지?" 물음표와 느낌표가 차례로 스쳐지나가면서 첫번째 박스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어보고 내용물을 확인한 나는 충격 받았다.

식빵 반조각을 집앞까지  배송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들이  낭비되었을까 


식빵 반조각을 담기에는 지나치게 큰 종이박스. 그리고 박스 포장 밖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All Pager challenge, 친환경적으로 바뀐 배송 포장재가 사람과 환경에 준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해보세요" 


이게 그 말로만 듣던 그린워싱(Greenwashing)인건가?


작년 여름 미디어를 타고 유행처럼 번진 그린워싱은 스타벅스 리사이클 머그컵 캠페인을 시작으로 여론에 많이 소개되었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닥친 현재, 각 기업들에서 공약처럼 내세운 ESG중 가장 중요한 환경(E) 정책들은 소비자들에게도 중요한 구매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체감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채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해 오히려 역효과를 생산하는 부작용인 그린워싱이 문제점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마치 오늘 아침에도 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는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그리고 마켓컬리 앱을 지웠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갈때 중요한 요소는 고객의 할 일(Customer Job)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그 유명한 마케팅이론 "고객은 4cm 크기의 드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4cm 구멍을 원한다"는 말 처럼 요즘 고객들이 예민하게 여기는 문제인 환경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제품/서비스를 사용함으로서 가치를 실현시키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컬리를 보면서 느꼈다.


자 그럼 환경이슈를 떠나 고객관점의 할 일을 찾아보자

배송이 도착하면 포장을 뜯어본다

포장재들을 한번에 담기좋게 정리한다

정리된 포장재들을 분리수거한다


"분리수거"라는 관점에서 고객에게 할 일을 더 만들게 한 포장 방식 자체가 피로감을 유발하게 만든다. 

커머스(Commerce)산업에서 물류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한 요소로 속도와 정확성은 더이상 Aha moment가 아닌 당연한 전제사항이 되었다. 또다른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배송을 받고 난 이후의 고객 상황같이 한단계 더 나아가 근본적인 경험 프로세스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런 고민의 결과들이 하나 하나의 실험으로 진행된다면, 진정한 고객 경험과 사회 이슈(여기서 이야기하는 환경)의 본질적 문제를 이해한 진정한 ESG 실천 기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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