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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미 Oct 15. 2018

청춘 다큐 [다시, 스물]

지나간 시간을 돌아본다는 것

같은 나이 대의 누군가와 시간을 공유한다는 연대감은 마음을 벅차게 합니다. 특히나 무모하고 소중한 ‘청춘’을 공유한 이들과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세대마다 ‘청춘’하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을 텐데요. 

혹시 ‘뉴 논스톱’을 기억하시나요? 누군가에게는 대학에 대한 로망을 제대로 심어준, 또 대학 생활을 돌아보게 한 작품일 겁니다. 저도 어렴풋이 멤버들이 다 같이 둘러 앉아 이야기하던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너도 나도 신인이었던, 모두가 처음이라 서툴지만 가슴 찡했던 ‘논스톱’이라는 이름. 

이제는 훌쩍 커버린 그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여 풋풋했던 그 때를 돌아봤습니다.



16년만에 만난 ‘우리’

박경림이 중심이 되어 멤버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동창회에 초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다시 만난 멤버들은 반가우면서도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여전히 서로 말도 놓지 못하는 장나라와 조인성을 지켜보는 게 꿀잼이었습니다. 또 당시의 흑역사(?)를 함께 보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기억 저편에 묵혀 뒀던 대사들이 조금씩 되살아났습니다. 논스톱 시리즈 방영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유행어도 하나쯤은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저는 정태우의 ‘에이~ 알면서~’와 양동근의 ‘한턱 쏴!’가 익숙하게 들렸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된 사람들이 연기가 뭔 지도 몰랐던 초짜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려니 부끄러우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그립기도 한, 그런 마음들이 뒤섞여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시청자로서도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의 멤버들이 반갑고 웃기면서도 뉴논스톱을 보던 당시의 나를 마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죠.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청춘은 늘 혼란스럽습니다. 모두가 행복할 때라고 부러워하지만 정작 나는 너무 답답하고 우울한 일들 밖에 없으니까요. 뉴 논스톱 멤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면 속에서는 화기애애한 친구들이었지만 정작 서로를 너무 몰랐다고 합니다. 섬처럼 둥둥 떠서 각자의 상처만 겨우 짊어진 채 위태롭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었죠. 배우 김정화는 유일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일기에 ‘죽고 싶다’고 쓸 정도였습니다. 당시엔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몰랐고요. 어쩐지 짠하면서도 청춘이라는 이름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그들에게 뉴논스톱은 단순히 즐거운 기억을 넘어 아픈 성장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알 거 다 아는 번지르르한 어른이 되어도 힘들었던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면 다시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곤 하는데요. 동창회에서 금방 울먹거리는 뉴논스톱 멤버들이 딱 그랬습니다.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

어떤 이들은 과거를 돌아보며 향수에 젖는 것을 한심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추억여행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멈춰서 내가 걸어온 시간들을 곱씹으며 감수성에 푹 젖고 나면 새로운 추억을 쌓을 에너지가 생기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때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기획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스물]은 10년도 더 넘은 국민 프로그램과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배우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해 준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를 재회한 느낌이랄까요.




또 다른 청춘

‘뉴논스톱’이 2000년대 초반 청춘들의 공감을 얻었다면 ‘요즘’ 청춘들이 볼만한 이야기는 어디 있을까요? 

저는 드라마 ‘역도 요정 김복주’를 추천해봅니다. 화면색깔이 말해주듯, 아기자기하고 청량한 체대 학생들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기존에 매력 없고 무식하게 힘만 센 캐릭터로 비하되곤 했던 여자 역도 선수를 사랑스럽게 표현해낸 것만으로도 편견을 깼다는 호평을 받았죠. 또한 단순히 로맨스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꿈이 좌절되고, 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성장기를 그리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청춘이라고 무조건 오버하거나 방방 뛰지 않고, 꽤나 솔직하고 진지한 모습을 담아내어 기억에 남습니다. 순수한 진심으로 연기한 배우들도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첫사랑, 첫 도전. 모든 것이 간절했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몽글몽글해질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세대마다, 사람마다 자신의 청춘을 말해주는 작품이 하나씩은 있을 것 같습니다. 

떠올리면 유치하고 부끄럽지만 어쩐지 그 시절의 내가 그립고 짠해지기도 하는 이야기들. 이제는 돌아갈 수 없기에 막연한 감정으로만 남은 이야기들. 여러분의 청춘은 어떤 작품에 녹아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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