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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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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푸른 바람
Jan 9. 2025
" 꽃이 피어야 벌 나비가 오고, 숲이 우거져야 새가 날아든다. "
이번 겨울은 유난스럽다
.
어떤 모습의 봄을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어서, 모두에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다.
이보다 더 길고 힘든 겨울들을 지나온 터라 덤덤하지만, 아픈 겨울이다.
겨울이 깊어져 산들은 흙 모습을 드러내고, 사람은 치장을 벗고 마음을 드러낸다.
씨앗은 생존을 위해 따뜻한 호흡을 아직, 땅속에 조용히 숨겨
놓은채
봄이 와서 새로운 싹을 틔우기에
위해 한 달 여 남은 시간을 더 기다린다.
예년에 보았던 반가운 매화나무는
이 겨울 차가운 바람에도
향기를 품고 겨울을 견디고 있지만,
차가운 겨울 바람이 지나가면
붉은 매화꽃 봉오리는 꽃눈을 만들기 시작한다.
예전의, 예전, 예전의 겨울을 지나온 것처럼
-
봄이 오면,
얼었던 호흡으로 피운 꽃들이 하늘로 피어올라
벌도, 나비도 숲도 찾아와 새들이 날아오는 새파란 하늘을 보게 될
것이다.
일상으로 봄이 찾아오면,
이
겨울의 차가운 바람의
상처는 그저 안주거리로 세상에 날아다니게 될 것이다.
상처를 메우고, 꽃들을 피우고, 새들은 푸른 하늘을 열어갈 것이고,
우리를 닮은
푸른 꽃 향기가 온 세상으로 퍼져 붉은 꽃의 수고로움을 보게 될 것이다.
아프고 시린 겨울이 어디 한 두 번 인가? 따뜻한 겨울을 보낸 기억조차 별로 없지 않은가?
겨울은 늘 그렇게 우리에겐 추웠고, 시리고, 아팠다.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온다.
그리고 그런 겨울 뒤에는 언제나 붉은향기를 품은 불멸의 봄이 왔다. 언제나 처럼
우리들
의 일상으로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가락을 품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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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나온다.
申欽(신흠 1566-1628))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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