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비 Mar 03. 2019

02. 방황 그 끝에서

출구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 같았다.

미대 진학에 실패한 건 모두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라고 자책했었다

그 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감 없이 살았다.


재수생이면서 학원에 다니지 못했던 나는 소속감도 없었고 공부할 목적을 잘 못 느꼈다

인터넷 강의를 듣다가도 이내 게임으로 빠지고

어느 날부턴가 공부는 잊은 채 게임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교회에 가는 일요일만 되면 시간을 헛되게 사용했다는 죄책감이 들어서 이런 기도를 종이에 적곤 했다.


하나님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걸 아는데 도무지 게임을 끊질 못하겠네요
꿈이 뭔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요



어느 날 교회에서 일본 단기선교 팀원을 모집하는 광고를 봤다.



일본어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기 전까지는 일본어를 전공해서 통역가가 되고 싶었다.

처음 일본어를 접했을 때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2학년, 당시 교회에서 주류 설교는 "비전"이었다.

설교의 영향으로 장래희망을 고민하던 중,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중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우리 학교로 방문했다. 우리 학교 일본어 선생님이 통역을 하셨는데 그 모습에서는 과장 조금 보태서 후광이 비쳤다.

이 날의 기억은 일본어에 몰입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었고 일본 문화를 보다 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일본 단기선교팀을 모집했을 때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처음엔 재수생이니까 객원으로 도와주기만 하려 했지만 어느새 같이 선교훈련을 받고 팀원들에게 알고 있는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알려주면서 오랜만에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꼈다


20대 초반, 공부를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 일본어는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다.


2010년 3월 대학교에 진학하려는 생각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일본어학원에 등록했다.

그 해 7월 개정된 일본어 능력시험 N3에 합격했다.




*JLPT 일본어 능력시험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https://www.jlpt.or.kr/jlpt/jlpt4.asp?Mcode=3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N3 : 기존 시험의 2급과 3급 사이에 해당하는 레벨(신설)

읽기 - 일상적인 화제에 구체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문장을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며, 신문의 기사 제목 등에서 정보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다. 일상적인 장면에서 난이도가 약간 높은 문장을 바꿔 제시하며 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듣기 - 자연스러운 속도의 체계적 내용의 회화를 듣고, 이야기의 구체적인 내용을 등장인물의 관계 등과 함께 거의 이해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1. 낙서를 좋아하는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