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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비 Mar 14. 2019

07. 집을 구하다

숙소는 5일 뒤인 금요일까지 예약했으니, 그 안에  집을 구해야 했다. 


11월 15일 화요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이유서와 계획서를 쓸 때 검토해주었던 지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추천받았다. 

헤이안 신궁에서 교토대학 방면으로 40분 정도 걸었다. 


부동산 앞에 도착해서 잠깐 망설여졌다. 들어가서 무슨 말부터 꺼내지?

일본어 능력시험 N3를 겨우 합격한 수준으로는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것이다.

"이제까지 큰 사고 없이 왔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어!"

부동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부동산 아저씨는 추천해준 지인의 말대로 친절했다.

외국인인 나를 배려했는지 쉬운 말로 설명해주셨다. 


나름 일본으로 오기 전 어떤 방을 구할지 기준을 정했다. 

1. 햇 빛이 잘 들어오고 2. 주변 편의시설과의 거리가 가까웠으면 좋겠다

부동산 아저씨 차를 타고 집을 알아보근처는 라멘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먹고 있는 약 때문인지 졸려서 꾸벅꾸벅 졸았지만..


가진 예산으로는 두 개의 방을 볼 수 있었다. 

월세 4만 5천엔, 전기세, 수도세 별도, 인터넷 O 

2층짜리 단독주택 중 1층이라 햇빛이 잘 들지 않았지만 넓었다. 


부동산 아저씨는 서류를 보여주시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일본어에 조금 서툰 것을 감안하시면서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설명해주셨다. 


두 번째 방을 보러 갔다. 

두 번째 방 월세 4만 엔 수도세 포함, 전기세 별도 인터넷 O

첫 번째 방과는 다르게 햇볕이 잘 들었다. 

한국에서 짧은 자취생활을 하면서 햇빛이 들어오는지의 유무는 자취생활의 수준을 좌우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햇볕이 들어오는 이 집이 마음에 들었다.


백화점에서는 조금 멀었지만 인근에 작은 마트와 편의점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도세가 월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이 적었던 것 같다.

이제 보증회사의 승인만 기다리면 된다. 





부동산으로 가는 길, 11월의 교토는 가을이다

11월 16일 수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부동산으로 가는 중에 연락이 왔다. 

첫 번째 보증회사의 심사에서 불합격이었다. 아직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과 한국에 있는 보증인의 연락처를 알리지 않았던 게 실패 요인인 것 같다고 한다.

다른 보증회사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통과되면 다시 연락 주겠다고 하셨다. 역시 친절하다


보증회사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이즈미야라는 할인마트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심사가 통과되었으니 계약하러 오시면 됩니다."


열쇠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하는 날인 18일에  받기로 했다.


11월 17일 목요일

관광객 모드로 돌아다니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 


11월 18일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내 방이 있는 곳으로 짐을 챙겨서 나오는 길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방을 얻고 나니 필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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