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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런 Nov 09. 2022

지구의 그림자를 그늘 삼아 쉬는
모든 달들에게

달은 외롭다.


해가 뜨면 해돋이라 하고

해가 지면 해넘이라 하지만

그의 등장과 퇴장엔 시선도 없고 이름도 없다.



그럼에도 지난밤만큼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 속

달의 마음도 풍족했으리라



태양의 격렬한 빛을 받아

보이지 않는 곳을 밝히느라 뜨거워진 얼굴

그럼에도 내색 않고 밝기만한 모습



지난밤,

지구의 그림자를 그늘 삼아 한시름 쉬어갈 때

그제야 붉게 탄 노고의 흔적이 드러난다.



그날 저녁부터 달은

자신처럼 눈길 없는 곳에서 고생하는 노동자들과

광산에 고립되었던 두 덩이의 옥반을 위로하듯



태양빛 아래 숨겨왔던 붉은 노고를

한바탕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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