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당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휴식을 주라"
누구에게나 휴식이 필요하다
당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필요한 쉼을 주라
겨울이 오면 자연의 생태계에 휴식이 찾아온다.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구고 두터운 껍질 속으로 생명을 감춘다. 꽃들은 바삐 단단한 씨앗을 영글어 흙 속에 감추어둔다. 물고기들은 물속 바위 아래로 기어 들어가 긴 겨울을 준비하고, 산짐승들은 굴 속에 보금자리를 펴고 긴 잠에 빠져든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불안해하지 않는다. 나뭇잎이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나무는 없다. 자꾸만 잠이 온다고 잠과 싸워 이기려는 산짐승도 없다. 그저 쉴 때가 되면 조용히 쉴 뿐. 그 쉼조차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휴식기를 맞이한다.
가끔 산 중턱에 있는 밭에 가 보면 커다란 나무가 심겨 있는 걸 볼 수 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이다. 밭 한가운데 나무를 심어놓다니 말이다. 밭에는 곡식이나 채소를 심어 여물게 해야 하는데, 나무를 심어 놓으면 자리를 많이 빼앗기게 될 뿐 아니라, 나무가 양분을 빼앗아 근처의 작물이 잘 될 리가 없다. 그런데 왜 밭주인은 나무를 심어놓을까?
어렸을 적 할아버지 댁에 함께 살았던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벼농사를 지으셨는데 바쁜 날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서로 품앗이를 해주었다. 모내기를 하는 날이나 추수를 하는 날이 가장 바쁜 날인데, 그럴 때면 덩달아 할머니와 어머니도 바빠지셨다. 새벽 일찍이 나가 일하시는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열심히 지어 나르고 돌아오면 금세 점심을 준비해야 했다. 그러고 나면 부침개를 부치고 막걸리를 한 말 받아서는 참을 해다 나른다.
그때는 농번기에 학교도 휴교하고 학생들도 집안일을 도왔다. 철없던 나도 할머니와 어머니의 뒤를 막걸리 주전자 들고 쫄래쫄래 따라갔던 기억이 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간에는 모두들 커다란 나무 그늘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먹었다. 어떤 이들은 그늘에 자기 팔을 베고 누워 잠깐의 잠을 청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일하다 그제야 잠깐 온전한 쉼을 누렸다. 그래서 할아버지의 논둑에는 항상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필요했다.
밭에는 나무가 한 그루 꼭 있어야 한다. 농사는 사람이 짓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반드시 쉼이 필요하다. 나무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하루 종일 농사를 짓다 보면 사람의 체력이 견뎌내지 못한다. 건강을 해치면 결국 농사도 망치게 된다. 그러니 밭에 나무 한 그루 심어 놓는 게 얼마나 더 이익인지 모른다. 비록 주변의 작물이 조금 어설피 자란다 해도, 심지어는 그 나무에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작물을 해친대도 나무 그늘의 유익을 포기할 만큼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몸은 꼭 쉼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7일에 한 번은 쉬는 날이 있다. 요즘은 7일에 이틀을 쉬기도 한다. 하지만 혹시 이런 생각은 해 봤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마음과 영혼도 쉼이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일주일 내내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에 시달린 당신의 마음을 쉬게 하지 않으면 마음도 병이 든다. 그래서 마음에도 쉼이 필요하다. 좋은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하면서 마음을 쉴 수 있다. 아무래도 마음을 쉬는 데는 그런 것들이 좋다.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은 몸이 피곤하면 자고, 마음이 피곤하면 여가생활을 하고 있다. 그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꼭 해야 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반드시 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영혼은 어떻게 쉴까? 영혼이 깨끗하면 천사가 되고, 영혼이 혼탁하면 악마가 된다. 이기심과 질투심으로 가득한 생존경쟁의 삶에서 벗어나 혼탁한 영혼을 쉬게 해야 한다. 나는 사람의 본래 모습이 선하다고 믿는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그 본질을 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 보기에 참 좋았다고 말이다. 우리의 영혼이 쉬려면 그 깨끗한 본질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종교활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선한 사람의 원래 본질로 돌아가는 것, 혼탁한 영혼의 때를 벗기는 일. 그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영혼의 휴식이다.
이것이 필요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우리는 걱정이 너무 많을 뿐이다. '나뭇잎을 떨어뜨리면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혹은 '이렇게 잠자다가 결국 못 깨어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등의 걱정이다. 나무 한 그루 심어 그늘을 얻는 것보다 어설피 자라는 작물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손해 볼까 봐, 초라해 보일까 봐, 아예 쉬게 될까 봐 두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기우다. 너무 지나친 걱정이다. 오히려 쉬지 않아 훨씬 손해 보게 될 거다.
누구에게나 쉼은 꼭 필요하다. 물론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일을 멈추고 당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게 필요한 쉼을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