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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현 Oct 06. 2015

잡초는 하찮지 않다

#004 "열정이 사람을 가치 있게 한다"




겉모습보다 그 안에 담긴 열정이 사람을 가치 있게 한다








사진을 찍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사람을 좋게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예쁜 꽃 앞에서, 혹은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멋진 풍경 앞에서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예쁜 꽃이,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풍경이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까지 그 생각은 착각이다. 진달래, 철쭉, 장미꽃이 만개한 배경을 두고 사진을 찍으면 꽃의 빛깔에 가려 얼굴빛이 살아나지 않는다. 그래서 '꽃은 예쁜데 얼굴은 왜 이래?' 하기가 일쑤다.


하지만 잡초가 한가득이라도 푸른 들판에서 사진을 찍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찮은 줄기라도 잎이 무성한 덩굴 앞에서 찍은 사진은 참 좋다. 얼굴빛이 생기 있게 살아난다. 평범한 이파리의 초록색이 사람을 빛나게 하는 매우 훌륭한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꽃은 열매를 잉태하는 화려한 존재이지만, 열매를 영글게 하는 것은 푸른 잎과 지저분한 흙 속에 든 뿌리다. 잎은 비바람을 맞고 따가운 태양을 받아야 가치가 있고, 뿌리는 흙 속에 뒹굴어야 의미가 있다. 우리의 삶이 지금은 비바람을 맞아 초라한 이파리 같고, 흙 속에 뒹굴어 지저분한 뿌리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삶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이다. 꽃 피고 열매 맺을 모든 준비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꽃에 열광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많은 꽃들로 인생을 장식하려 한다. 소위 '스펙'을 많이 쌓고, '포트폴리오'를 화려하게 꾸미는데 인생을 투자한다. 그런 것들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현실과 사실보다 중요한 진실이 있다. 화려한 배경이나 잔뜩 치장한 겉모습보다 사람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그 사람 안에 담긴 열정이다.








잡초들은 그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자란다. 덩굴은 악착같이 벽을 타고 넘는다. 화려한 모양은 없어도 그 열정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런 인생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행복하다. 누군가 그랬다. 한 포기 잡초도 화분에 심고 키우기 시작하면 더 이상 잡초가 아니라고...


당신의 삶은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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